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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정책

["백약이 무효" 부동산정책] 비이성적 투기 심리와 부의 양극화

자료=금융지주경영연구소 '2018 한국 부자 보고서'



'-2.1%와 15.2%'. 올해 2분기 우리나라 2분위(하위 20~40%) 가구 소득 감소율과 지난해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형 부자' 증가율이다. 올 1분기 상·하위 계층 간 소득 격차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지만 자산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에 '몰빵(다걸기)' 투자하고 있는 부자들은 '부동산 불패'를 비웃기라도 하듯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를 확장하고 촘촘히 설계해야 소득주도 성장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체 국부(국민순자산)의 87.1%(1경2036조6000억원)가 부동산(건물·토지 등)으로 심각한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서민 살림 제자리인데…부자는 부동산 덕에

2018년 대한민국 경제의 현주소는 '양극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8 한국 부자보고서'를 보면 부동산과 기타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의 수는 지난해 27만8000명으로, 전년(24만2,000명)보다 15.2%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646조원(1인당 평균 23억20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552조원)보다 17.0% 증가한 것이다. 부자들이 국내 가계 총 금융자산의 17.6%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부자 수와 자산규모는 2013년까지만 해도 16만7000명, 369조원 수준에 그쳤지만 해마다 1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벌써 배 가까이 증가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 지속, 부동산자산 가치 상승 등에 따른 금융투자 여력 확대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쏠림도 컸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만2000명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비중이 2013년 37.5%에서 지난해 35.6%로 줄며 강남으로의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됐다. 부동산 광풍이 용산, 마포, 강동, 성동, 영등포 등 서울 전역(60% 투기지역 지정)으로 퍼지면서 나타난 영향이 커 보인다.

저소득가구 자가점유율 등

자료=국토교통부 '2017년 주거실태조사(6만가구 표본)'(단위:%)>

서민들은 더는 허리띠를 졸라맬 힘도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를 보면 2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든 132만4900원이었다. 2분위(하위 20~40%) 가구 소득도 1년 전보다 2.1% 빠진 280만원에 그쳤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일자리가 없어서란 게 통계청 지적이다.

발 뻗고 누울 집 한채 없는 서민도 많다. 국토교통부 '2017년 주거실태조사(6만가구 표본)'를 보면 지난해 중간소득층 자가보유율은 63.8%였다. 저소득층은 49.3%로 여전히 절반에 못미친다.

◆ 규제 비웃는 부자들…자산 대물림



빈부 양극화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이다.

한국 부자들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에 '올인' 중이다. KB금융지주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비중은 2016년엔 51.4%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엔 52.2%, 올해 53.3%로 올랐다. 그만큼 최근 집값이 뛰었다는 의미다.

부자들의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믿음은 굳건해 보인다.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유망 투자처 역시 '국내 부동산'이란 응답(29%)이 가장 높아 여전한 부동산 선호를 보여줬다.

정부가 내놓은 '8·27 부동산 대책'에도 이들에겐 약발이 안 통할 듯 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KEB하나은행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프라이빗뱅커(PB) 손님 8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보유주택 중 일부 또는 전체를 매각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불과했다. 현재 보유중인 투자용 부동산 자산을 향후 2~3년 내에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58.6%로,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대비 약 3배나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85.6%는 거주용이 아닌 투자목적의 주택을 최소 한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목적 주택의 종류로는 중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8 한국 부자 보고서'



양극화는 대를 이을 전망이다.

자산을 사전증여 하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5.4%(KB금융 보고서)에서 올해 16.5%로 3배 이상 늘었다

대물림 과정에서 불법도 만연하다. 60대인 대기업 임원 D씨는 아들 둘에게 각각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사 줬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두 아들이 자신의 동생으로부터 돈을 빌려 집을 산 것처럼 꾸몄다. 친인척 사이에 차용증을 쓴 것 처럼 서류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의 금융 추적 결과 주택 구입 자금은 모두 아버지 D씨의 돈이었다. 국세청이 올해 초 공개한 기득권층의 탈세 유형 중 하나다.

국내 한 전문가는 "부는 크게 저축과 상속 등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부의 세대 간 이전인 상속의 비중이 너무 커지면 능력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면서 "특히 지금 처럼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부의 증식은 자녀 세대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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