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지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공호, "일제 잔재 청산해야" vs "다크헤리티지로 활용하자"

경희궁 방공호 전경./ 서울시



일제가 태평양전쟁 당시 연합군의 공습에 대비해 세운 방공호의 폐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방공호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를 보존해 다크헤리티지(부정적 문화유산)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944년 일본은 경희궁 내 융복전과 회상전 터 옆에 방공호를 세웠다.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에 있는 경희궁은 과거 조선총독부 채신부와 약 7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방공호는 전쟁 때 통신시설을 갖춘 전시사령부로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졌다. 길이 100m, 폭 7m, 높이 5m 규모의 2층짜리 터널식 구조인 이 방공호 내부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방들이 들어서 있다. 건물 외벽은 3m 두께의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외부 폭격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방공호는 지난 2002년 식민시대 잔재를 궁궐 한복판에 남길 수 없다는 여론과 경희궁 3차 복원계획에 따라 철거가 추진됐다. 공사는 예산확보의 어려움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15일 "경희궁 방공호는 역사적으로 아픈 상처를 기억하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보존해야 한다"며 "일제 침략의 증거를 남겨두기 위해서라도 지역 문화재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경희궁 방공호는 임시개방을 통해 시민들이 박물관에 신청하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전시시설로 사용하려면 용도를 변경해 대피시설 등을 개축해야 하는데, 예산도 많이 들고 행정상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전면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유적 지정·등록 현황(2018년 7월 기준)./ 자료=문화재청



한편,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상암2지구 개발사업 중 발견한 일본군 장교관사와 방공호는 2010년 복원 이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H공사는 2005년 마포구 상암2택지개발지구 조사 과정 중 일본군 관사로 추정되는 건물 22개 동을 발견했다. 문화재청과 SH공사는 일제의 아시아 침략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써 일본군 관사의 보존 가치를 인정해 건물 2개 동과 방공호 1기를 복원, 문화재등록을 추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상암 월드컵파크 지역 주민들은 "치욕스러운 역사의 흔적을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하지 말라"며 반대했다. 결국 문화재 등록은 무산됐고, 10억원을 넘게 들여 복원한 유적은 현재 흉물로 방치된 상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란 역사적 교훈이 되는 것을 포괄하며, 후대에 전승할 목적으로 보전하는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시설의 경우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문화재 등록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교수는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방공호 복원·보존은 지역의 문맥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의미 있기 때문에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네거티브 헤리티지의 존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문화재청은 현재 문화재로 등록된 방공호는 등록문화재 제588호 '구 목포부청 및 방공호'가 유일하며, 태평양전쟁 유적은 '제주 사라봉 일제 동굴진지' 등을 포함 총 14건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