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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10년을 내다본 기업인'…故 최종현 SK회장 20주기 조명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SK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는 26일로 타계 20주기를 맞는 故 최종현 SK회장이 남긴 말이다. 최 회장은 큰 유전도 없는 한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만들고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그 밖에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로 ICT 강국의 기반을 닦는 등 '10년을 내다본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故 최종현 회장이 1981년 초 내한한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담소를 나누는 장면. 최종현 회장은 제 2차 석유파동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외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유공급 문제를 해결했다./SK



최종현 회장은 자본, 기술, 인재가 없었던 1973년 당시 선경(현재 SK)을 세계 일류 에너지·화학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섬유회사인 SK가 원유정제를 비롯해 석유화학, 필름, 원사, 섬유 등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비현실적이라 했지만 최종현 회장은 중동지역 왕실과의 석유 네트워크 구축 등 치밀한 준비 끝에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했다. 이후 1983년부터 해외유전 개발에 나섰는데 성공확률이 5%에 불과한 사업임에도 1984년 북예멘 유전개발에 성공했다. 1991년 울산에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제조시설을 준공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종현 회장은 미국 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했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하면서 당시 주당 8만원 대이던 주식을 주당 33만5000원에 인수했다. 주변에서 만류하자 "이렇게 해야 나중에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회사 가치를 더 키워가면 된다"고 설득한 일화도 있다.

벌거숭이였던 충주 인등산이 울창한 '인재의 숲'으로 변한 모습. 원안은 故 최종현 회장과 故 박계희 여사가 1977년 인등산에서 함께 나무를 심는 모습./SK



故 최종현 회장이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SK



최종현 회장은 1974년에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당시 서울 집 한 채 값보다 비싼 해외 유학비용은 물론 생활비까지 파격적인 지원을 했다. 재단은 44년간 인재를 키워냈는데 약 3700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이후 740명의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했고 80% 이상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계 최초 예일대 학장인 천명우(심리학과),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 박홍근(화학과) 등 세계적 석학이 된 이들도 있다.

전경련 회장 시절인 1997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도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경제 살리기를 호소했으며 1998년 8월26일 69세의 일기로 생을 마쳤다. 최 회장은 폐암으로 타계하기 직전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렇듯 최종현 회장이 사회지도층 인사 중 처음으로 화장을 택하면서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8년 20%에 불과했던 화장률은 이듬해 30%를 넘는 등 매년 급증했고, 현재는 82%에 달할 만큼 대중화됐다. 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의 유언에 따라 2010년 1월 500억원을 들여 충남 연기군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장례시설을 준공해 세종시에 기부했다.

최종현 회장이 남긴 경영 DNA는 장남 최태원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태원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 인수 등을 통해 반도체와 바이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인수 직후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가 SK 식구가 된 것은 SK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30년 전 최종현 회장의 못다 이룬 꿈을 언급했다. 최태원 회장이 1998년 취임할 당시 SK그룹은 매출 37조4000억원, 순이익 1000억원, 재계 순위 5위였지만 현재는 매출 158조원, 순이익 17조3500억원, 재계 순위 3위로 성장했다.

이항수 SK그룹 홍보팀장은 "최종현 회장의 혜안과 통찰 그리고 실천력은 후대 기업인이 본받아야 할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SK그룹은 앞으로도 최종현 회장의 경영철학을 올곧게 추구해 사회와 행복을 나누는, 존경받는 일등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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