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칼럼]보약이 필요한 순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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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칼럼]보약이 필요한 순간 ①

최종수정 : 2018-08-10 16:01:23
 임영권칼럼 보약이 필요한 순간 ①

[임영권칼럼]보약이 필요한 순간 ①

대개 보약 하면, 봄가을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예로부터 보약은, 지난겨울의 한기(寒氣) 또는 지난여름의 열기(熱氣) 풀고 기력을 보강해 앞으로 다가올 계절을 병치레 없이 잘 견디자는 의미에서 복용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지나치게 덥거나 춥고, 혹은 여름이 오래 지속되는 등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계절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우리의 신체리듬에도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올여름만 해도 어떠한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그 어느 해 여름보다 힘겨운 계절을 보내고 있다. 더위에 지쳐 땀도 많이 흘리고, 입맛도 잃고, 피로와 기력 저하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에어컨 옆에만 있다가 냉방증후군, 감기, 비염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체력이나 건강 측면에서 한 계절 넘기기 힘들 때, 그래서 다음 계절이 걱정될 때 가장 필요한 처방이 바로 보약이다. 즉 보약은 봄가을에만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가장 힘들 때, 그래서 빠른 효험을 보고 싶을 때 복용하는 것이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계절에 따라 먹여도 되지만, 아이가 입맛도 잃고 잔병치레도 하면서 가장 힘들어할 때, 하루 빨리 기력을 보강해 다음 계절을 순탄히 보내고 싶을 때 보약을 챙겨야 한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보약은 반드시 복용할 당사자가 직접 한의원에 방문해 한의사의 문진과 진맥을 받은 후 오장육부의 허실(虛實)을 따져 처방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의 허약한 장부(臟腑)에 따라 어떻게 건강을 돌보면 좋을지도 꼼꼼히 알아두자.

소화기, 즉 비위(脾胃)가 허약한 아이는 식습관이나 장 건강에서 트러블이 잦다. 평소 밥을 깨작거리면서 먹고, 좀 먹는다 해도 소화나 영양 흡수가 원활하지 못하다. 배 아프다는 소리가 잦고 체하거나 토하는 경우도 많다. 변비, 설사 등 장과 관련된 증세가 반복되고, 특히 먹는 것이 적고 장 기능이 원만하지 못하니 변비, 염소똥, 토끼똥에 입냄새, 방구냄새도 심하다. 이런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고형식보다 우유, 두유 등에 영양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른식을 먹게 된 후에도 밥 먹기나 씹기를 싫어해 엄마가 숟가락을 들고 쫓아다니는 일이 태반이었다. 지금도 밥 대신 간식이나 군것질거리로 배를 채우거나 편식하는 일이 다반사다. 여름에는 입맛을 더 잃고 무기력해지거나, 찬 것을 자주 먹어 배탈 설사가 잦다.

이런 소화기 허약아는 보통 황기, 인삼, 백출 등을 넣은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처방하여 비위(소화기) 기운을 강화하고 피로 개선, 면역력을 돕는다. 비위 허약아는 대체로 마른 편이며 성장이 더디기 때문에 한약과 뜸 치료를 병행하여 기를 보충하면서 적절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장 기운이 정체, 노폐물이 배출이 안 되어 식적(食積)이 있다면 마사지, 침 치료를 하면서 소화기 부담을 풀어주기도 한다. 몸이 찬 아이는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여 장 자체의 면역력과 소화력을 높여준다.

감기, 비염, 천식 등이 잦고 여건만 되면 언제든 '감기 걸릴 준비가 된' 아이들은 폐 기운, 즉 호흡기가 허약한 경우이다. 발열, 기침, 콧물, 가래, 코 막힘 증상만 있어도 영양 섭취와 숙면이 어려워 성장은 물론 학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이 호흡기 질환이다. 여름에도 실내외 온도차와 냉방병에 취약하고, 환절기 때마다 감기에 시달리며, 유행성 인플루엔자에도 약해 계절마다 병치레를 하고 이로 인해 기력 소모가 반복된다. 잦은 호흡기 질환은 결국 전반적인 면역력 저하, 성장부진까지 불러오게 된다.

호흡기 허약아는 우선 병이 있을 때 증상에 따라 약재를 가감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한다. 열이 자주 나는 아이는 박하, 길경, 형개 등을 넣은 은교산(銀翹散)을 처방하여 청열시키며 나쁜 기운의 발산을 돕는다. 목이 붓고 노란 가래가 나오며 열이 높거나 피부 발진이 있는 심한 감기 증상에는 현삼패독산(玄蔘敗毒散)을 처방한다. 조금만 찬바람을 쐬어도 기침이 잦은 아이는 기관지를 보호하고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은 모과길경차(木瓜桔梗茶) 음용을 추천한다. 증상 완해기일 때는 폐 기운을 북돋워 전반적인 호흡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보폐통규탕을 처방한다. 호흡기 면역력 증진, 피로 회복은 물론 비위(脾胃) 기능을 북돋아 영양의 소화, 흡수를 돕는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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