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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흔들리는 자영업…서울 주요 상권 가보니 ②이대역 앞

지난 3일 오후 한때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던 이화여자대학교 거리 앞은 한산했다./ 김현정 기자



"월 매출이 2/3나 줄었다. 알바생을 쓰면 남는 게 없다. 남편과 내가 1년 반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죽자사자 달려들어서 하고 있다."

2000년부터 이대에서 옷가게를 운영해왔다는 김모(46) 씨는 "이 동네에서만 18년째인데 사드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가게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 씨는 "직원 5명과 알바 3명을 썼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남편과 나 둘뿐이다"면서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이 줄었는데, 인건비는 높아지고, 임대료는 줄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임대료 내기 위해 직원 줄여

영세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과 높은 임대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대역 중심 상권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은 지난해 3월 사드 보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출이 계속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방문한 8곳의 가게 중 5곳이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알바생을 고용하지 않거나 줄였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 3일 이대역 2·3번 출구에서부터 학교 정문 앞 사거리 사이에 위치한 8개 점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가게의 매출은 많게는 60%에서 적게는 20%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 앞에서 금은방을 운영 중인 박모(67) 씨는 "올해 매출이 30~40% 정도 줄었다. 장사가 잘됐을 때는 10명 정도를 고용했는데, 인원을 점점 줄이다가 지금은 1명의 직원만 두고 있는 상태"라며 "일찍부터 문을 열어놔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그냥 30분 늦게 와서 30분 일찍 간다"고 말했다.

박 씨는 "매출이 좀 나오면 직원이랑 매니저한테 가게를 맡기고 문 열 때랑 닫을 때만 왔다 갔다 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 돼서 나까지 동원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3일 이대역 2번 출구 앞은 초역세권임에도 비어 있는 상가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김현정 기자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진수(38) 씨는 "1년 내내 비수기 수준으로 체감 경기가 안 좋다"며 "알바생을 2명 줄이고, 야간에는 직접 나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들은 가맹계약 조항에 24시간 의무영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어기면 본사에서 보조금 지원을 해주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며 "사람이 없는 시간에도 영업해야 해 적자가 나는데 정부는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정책만 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불경기에도 임대료는 천정부지 치솟아

올해 1월 부동산 114가 서울 시내 27개 상권 임대료를 분석한 결과 이화여대 상권(서대문구 대현동)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9.5% 올라 서울에서 두 번째로 임대료 상승 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역 앞의 K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지면서 상권이 죽었는데도 건물주들이 가겟세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특히 학교 앞 대로변 쪽에 빈 상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 일대 1층 상가 임대료는 월 200~600만원(보증금 5000만원) 선이다.

문닫는 가게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날 이대역에서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 사거리까지 약 250m 구간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는 점포는 총 6곳이었다. 폐업 세일 중인 옷 가게도 1곳이 있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 1분을 걷는 동안 4개의 빈 가게가 발견됐다. 한때 햄버거집, 수제 케이크 전문점, 분식집, 테이크아웃 커피집이었던 가게들은 간판만 남겨진 채 방치돼 있었다.

서울시의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대역 주요 상권이 포함된 서대문구의 폐업률은 3.2%로 서울 평균 폐업률인 3.15%보다 0.05% 높았다. 최근 3년간 개업 대비 폐업률은 94.7%로 이 일대에서 영업을 시작한 가게 10곳 중 9곳이 3년 이내에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일 이대역 2·3번 출구에서부터 학교 정문 앞 거리까지 10개의 빈 상가가 발견됐다./ 그래픽 정민주 기자, 사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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