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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만연한 집단 이기주의]정부의 ‘남녀평등’ 목소리에도 ‘남녀차별’은 현재진행형

최종수정 : 2018-08-02 16:53:05
2018년 유리천장 지수 glass ceiling index .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째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 2018년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째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정부가 '남녀평등 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에서 '남녀 차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고용, 승진, 임금, 업무 배치 등에 있어서 은연중에 성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만 봐도 우리나라의 남녀 차별 문제는 쉽게 드러난다. 2016년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31위다. 한국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9%(18위)로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낮을수록 평등함을 의미하는데 평등과는 거리가 먼 수치다.

최근에는 채용 과정에서 남성 지원자를 많이 뽑기 위해 여성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관행을 일삼던 금융권의 채용비리가 불거지기도 했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정부는 지난달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47곳에 대해 집중 근로감독을 한다고 밝혔다.

2일 정부에 따르면 남녀고용 평등법상 성차별 금지 규정에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채용에 있어 남녀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업주는 여성근로자를 모집 채용함에 있어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하는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 하여서는 아니 된다(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라는 문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나 현실에선 무용지물이다.

얼마 전 기업 면접을 봤다는 A씨는 "남녀가 같이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여자들에게만 입사와 관련 없는 성적인 질문을 던져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여성의 결혼, 출산 문제 등의 이유로 업무의 지속성이 우려가 되기도 하겠지만 그걸 드러내고 차별하는 게 정상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은행에 근무하는 B씨는 "열심히 준비해 은행에 들어갔지만 일을 하다보니 승진에 있어서도 여성이라는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일을 맡기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에 따르면 5대 은행에서 2차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이 8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정규직은 고용형태는 정규직이지만 일반정규직과는 차별이 있는 정규직을 가리킨다.

은행 입사를 준비 중인 C씨는 "물론 우수한 남자 지원자도 많지만 합격자 스펙을 보면 여자는 남자에 비해 스펙이 월등히 좋아야 뽑힐까 말까"라며 "여자가 직업적으로 성취를 이루면 독하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 자체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회사 대표들이 사석에서 성차별 채용 문제를 두고 '이래서 여자를 안 뽑으려고 한다'라는 얘기까지 들은 적이 있어 두렵다"고 밝혔다.

한국의 기업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현저히 낮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29개국 중 꼴찌였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째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채용의 문을 통과해 들어간 회사 내에서도 성차별과 성추행 문제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중견기업 사무직에 근무하는 D씨는 "제 주변 여직원들은 옷도 편하게 못 입고 다닌다"며 "반바지를 입으면 위아래로 훑어보는 남자직원들의 노골적인 시선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을 했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시선 강간'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E씨는 "아침마다 '커피는 여자가 타줘야 맛있는데'라고 말하는 남자 상사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이럴려고 힘들게 취업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간호사 F씨는 "회식자리에서 원장이 허벅지를 만지면서 '남자친구는 좋겠다'고 말하는데 정말 수치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간호사 G씨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남자인 나에게는 조용한데 유독 여자간호사에겐 소리치고 물건을 던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소수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을 자주 목격하다 보니 직업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는 여성 동료들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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