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서울] (24) 발길 뜸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 대체 뭐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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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24) 발길 뜸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 대체 뭐가 문제일까?

최종수정 : 2018-07-31 16:01:40
지난 22일 오후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김현정 기자
▲ 지난 22일 오후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김현정 기자

서울시가 340억원을 들여 지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주먹구구식 운영과 저조한 관람객 수로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와 종로구의 소유권 정리가 끝나지 않아 제대로 된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정식 휴관일이 아닌 일요일에도 문을 열지 않아 방문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어떤 곳?

'의의를 북돋는 문'이라는 뜻을 가진 서울의 서쪽에 있는 돈의문은 태조 5년 한양 도성을 쌓을 때 세워졌다. 도성 사방 4개의 성문(숙정문·돈의문·숭례문·흥인지문) 중 하나인 돈의문은 임진왜란 중 소실됐다. 이후 숙종 때 재건됐지만,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전철 공사를 이유로 다시 철거됐다.

서울시는 돈의문 터가 남아 있는 정동사거리 인근의 마을 전체를 리모델링해 9770㎡ 규모의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조성, 지난해 9월 개관했다. 박물관 마을에는 조선 시대부터 2013년 철거 전까지 돈의문 일대의 역사가 담겨 있다.

마을에는 사라진 동네의 역사와 골목 문화를 기록해 놓은 '돈의문 전시관', 한옥을 되살려 문화 체류 공간으로 활용한 '한옥체험시설', 공공건축문화와 역사를 보존해 놓은 '서울도시건축센터',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시민들과 생활예술을 실천하는 '공방·문화 골목' 등이 있다.

◆휴관일 아닌 일요일도 문 닫아

22일 휴관일이 아닌 일요일에도 박물관 마을 내 음식문화센터 키친레브쿠헨 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김현정 기자
▲ 22일 휴관일이 아닌 일요일에도 박물관 마을 내 음식문화센터 '키친레브쿠헨'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김현정 기자

지난 22일 오후, 박물관 마을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시간을 돌아다닌 끝에 어렵게 만난 방문객 김긴희(47) 씨는 "여기에 박물관 마을이 있다고 해서 조카들을 데리고 왔다"며 "그런데 전시실 문이 거의 다 닫혀있어 볼 만한 게 정말 없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로 이날 박물관 마을에서 문을 연 곳은 돈의문 전시관과 서울도시건축센터 등 일부 시설뿐이었다.

나카가와 히데코 등 요리연구가들이 쿠킹 클래스를 운영한다던 음식문화센터 '키친레브쿠헨', 헌 옷과 재활용품 등을 활용해 새 옷을 만드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던 헌옷 리뉴얼센터 '래코드' 등의 문은 전부 굳게 닫혀있었다.

지난 22일 박물관 마을 내 헌옷 리뉴얼센터 래코드 는 운영시간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김현정 기자
▲ 지난 22일 박물관 마을 내 헌옷 리뉴얼센터 '래코드'는 운영시간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김현정 기자

돈의문 박물관 마을 운영 팸플릿에 따르면, 공방·문화 골목에 있는 두 센터들의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경남 거창에서 온 이모(53) 씨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멀리서 왔는데, 한옥이고 뭐고 문이 다 잠겨있다"면서 "운영을 안 할 거면 왜 비싼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가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 투입한 세금은 340억원이다. 박물관의 공식 휴관일은 월요일이지만, 공방, 전시관 교육관, 한옥 등 대부분의 시설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서울시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이날 박물관 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황금 같은 주말 오후를 날려야 했다.

◆서울시 vs 종로구, "누가 가져갈지···"

22일 오후 박물관 마을 시설 중 하나인 서울도시건축센터는 방문객이 없어 한산했다. 김현정 기자
▲ 22일 오후 박물관 마을 시설 중 하나인 서울도시건축센터는 방문객이 없어 한산했다./ 김현정 기자

동네 주민 김모(47) 씨는 "서울시랑 종로구가 박물관 마을 소유권을 두고 다투고 있어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게 들어서면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상권도 살아나서 동네가 좀 더 좋아질 줄 알았는데, 이전보다 썰렁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차라리 원래 계획대로 박물관이 아닌 공원이 생기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물관 마을이 위치한 신문로2가 일대 부지는 지난 2014년 돈의문뉴타운 조합이 정비사업구역에 경희궁 자이 아파트를 짓는 조건으로 종로구에 기부채납한 곳이다.

서울시는 한양의 사대문 중 하나였던 돈의문과 성벽 아랫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도시재생사업으로 이 일대를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기부채납 받은 부지의 용도를 공원에서 문화시설로 변경, 철거되기 전까지 교남동과 새문안동네의 역사를 살려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서울시는 계획 단계서부터 예산 투입, 마을 조성 등 전부 시에서 했기 때문에 소유권은 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종로구가 조합으로부터 기부채납받은 공원 부지는 해당 자치구 소속이라며 맞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박물관 마을 소유권 분쟁과 관련해 30일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완료 후 조합이 해산하면 땅에 대한 소유권은 그때 가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건물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토지사용승낙을 받아놓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공원은 구에서 관리하지만, 박물관 마을이 문화시설로 되어 있어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아직 결정난 건 없다"며 "2020년 6월로 계획된 준공 완료 시점까지 협의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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