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초안확정 D-2] <上> 경영권 창과방패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확정 D-2] <上> 경영권 창과방패

최종수정 : 2018-07-23 15:28:03
국민연금 초안 확정에 관심 집중
 국민연금
▲ /국민연금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시행이 '초읽기'다. 당장 오는 26일 국민연금의 도입안 초안이 확정된다. 이에 따라 상장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할 경우 기업 경영자는 경영권을 방어할 방어책이 마땅찮아서다. 국민연금의 '연금 사회주의' 우려도 다시 고개 들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26일 보건복지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을 심의·의결을 통해 확정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경영 참여로 분류되는 사외이사·감사 추천,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은 나중에 검토할 사안으로 분류했고, 배당 관련 주주활동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에 정부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연금 사회주의란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연금의 주인인 노동자의 입김에 기업 경영이 좌우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에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수록 정부 입맛에 맞는 경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은 2013년 93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31조5000억원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해당기간 1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도 44개에서 96개로 52%나 늘어났다.

특히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2대주주다. 포스코, 네이버, KB금융, 신한지주 등 국내 굵직한 대기업도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은 많지 않다. 다만 국내 제도 특성상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찮은 게 문제다. 국내 상장사들은 자기지분이 적은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논리가 국민연금의 주주활동 논리에 휩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주주행동이라는 창을 쥐게 되면 기업에게는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들은 3%룰 폐지와 집중투표제 도입 논의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3%룰은 의결권 있는 주식 2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업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 선임에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올해부터는 섀도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행사제도)이 폐지되면서 주주총회 의결정족수를 채우는 것조차 힘들어져 감사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이 많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1주 1표'가 아니라 선임될 이사 수 만큼 표를 행사하는 제도다. 예를들어 4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기존에는 이사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1표가 제공됐지만 집중투표제에서는 주당 4표가 제공돼 특정인에게 몰아주기가 가능해진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오히려 대주주의 권한을 과도하게 축소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가 외국계 자본과 손을 잡아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이사를 자리에 앉힐 가능성도 크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경영권자의 경영권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연금 가입자만을 보호하는 방안으로 제정되고 운영되면 자본시장이 망가질 것"이라면서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 경영권 강화 확보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확정 D 2 上 경영권 창과방패

실제 연기금의 주주활동이 활성화된 프랑스·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포이즌 필(poison pill), 차등(差等)의결권, 황금주 등을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도입하고 있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으면 기존 주주에게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차등의결권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방식, 황금주는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거부할 권리를 가진 주식을 뜻한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가 명확한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는 확실한 기준과 운용규정이 필요하다"면서 "기업의 현실에 맞는 것을 감안해주고, 기업의 입장을 듣고, 해석기준이 명확해야 경영자 입장에서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가 크다"면서 "거대투자자가 의결권을 공표하면 다른 기관투자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이 제도는 더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너
daum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