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107) 중언부언(重言復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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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07) 중언부언(重言復言)

최종수정 : 2018-07-22 14:34:44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필자는 학교나 교육기관에 강연을 자주 다닌다. 강연의 주요 주제는 진로, 인성, 멘토링, 영어교육이다. 그리고 초중고·대학생이나 학부모, 교직원이 주로 수강 대상이다. 강연을 다니고 많은 다양한 분들과 소통을 하다보면 필자 스스로가 많은 걸 배우며 공부가 되기도 한다. 강연 즉 소통이 주는 혜택이자 장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유형의 소통을 하게 된다. 강연이나 강의처럼 일방적인 형태의 소통도 있고 협상이나 비즈니스 상의 미팅도 결국 다 소통의 형태이다. 직간접적인 수많은 소통의 그라운드에 사는 우리들이 제대로 된 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의 터득이나 연구에는 별 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결코 어느 한 쪽의 상대를 향한 일방적인 관철은 소통이라 할 수 없다. 그런데 대개는 그것을 소통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은 누구나 알 것이다. '비슷한 부류끼리 사귄다'는 말이다. 아마도 비교적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자신이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에 의해 같은 언어나 상황에서도 받아들이는 그릇의 크기나 각도는 제각각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자연스레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나 싶다. 서로가 이해하기 편하고 서로를 받아들이기 부담이 크지 않기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필자는 업무상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비교적 많은 분들의 전화를 받는 편이다. 필자가 하는 일들의 특성상 몇 시간씩 전화를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통역을 하거나 방송을 하거나 강연을 하는 경우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 앉아 사무를 보는 직종이라면 모르지만 필자가 하는 일들의 특성상 사정이 그러하다.

그런 경우 '지금은 바빠서 연락을 받을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전송하는데도 메시지가 아니고 계속해서 연락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중에 통화를 해도 내용을 보면 그렇게 중한 일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모든 상황과 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 시대와 세태는 그런 배려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전화 연락의 경우에도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연락을 피한다고 생각하거나 서운해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카카오톡에 좋은 글귀를 복사하여 누구에게나 하루에도 몇 번씩 전송하는 분들이 있다. 받는 입장에서는 적잖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공해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개인적인 메시지도 아니고 이런저런 글귀를 복사해서 계속 보낸다면 그것을 받으면서 계속 고마워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결국 원만하고 진지한 인간관계란 결코 큰 것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고 사소한 배려와 약간의 상대방에 대한 이해면 충분하다.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상대방에 대한 오해보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을 스쳐도 남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판단을 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는 의외로 너무 모르는 경향이 있다.

'양보다는 질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간관계도 어쩌면 '양보다는 질'이 더 견고하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을 아는 것도 좋지만, 소수의 사람들과 서로를 얼마나 더 이해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오랜 세월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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