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형'이 필요없는 이유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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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형'이 필요없는 이유와 필요한 이유

최종수정 : 2018-07-17 12:58:39
산업부 안병도 기자.
▲ 산업부 안병도 기자.

"평소에 별로 못하는 우리 기업이 정말 잘하는 게 있어요. 바로 외세에 저항하는 거죠. 국내 시장 빼앗길 거 같다, 이러면 다함께 뭉쳐서 목숨걸고 달려들어요!"

몇 년 전, 애플 아이폰 돌풍이 거세게 불어올 때 국내 IT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당시에는 그냥 웃어넘겼지만 새길수록 아프게 파고 드는 말이기도 하다. 얼마전 끝난 월드컵처럼 한국인이 가진 비장한 투혼이라 생각하고 박수쳐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게 유쾌하지 못하다.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이지만 막상 원천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국내제품이 각광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구나 소프트웨어 분야 가운데 세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제품은 없다시피 하다.

그 가운데 한컴한글이나 V3같은 제품은 그나마 자주 볼 수 있지만 호환성이나 성능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지는 못하다. 특히 한컴한글은 정부기관에서는 한컴위주 구매 기준을 만들어뒀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 많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발표하는 문서가 hwp 포맷파일 위주이기에 생존하는 것 뿐이라는 의견이다. 자체 경쟁력 없이 특혜에 의존하는 이른바 '한국형'의 비극이다.

한국형 따위는 필요없고 글로벌 시대에 맞게 세계인이 많이 쓰는 우수한 제품을 쓰는 게 좋다는 예시가 될 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는 국내에서 상당한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 국내 경쟁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나 표가 많이 들어가는 문서에서 한컴한글은 한국사용자에게 특히 편리하다. 국어학자들은 모든 한글 글자와 고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컴한글을 매우 좋아한다. MS 오피스는 이런 분야에 있어 특정국가를 위한 기능지원에는 시큰둥하다. 현실적으로 한컴한글이 없어진다면 국내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MS 오피스가 더욱 풍성하게 지원해줄 가능성은 적다. 문제점이 많음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한국형'이 필요한 대표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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