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칼럼]폭염 후, 서병(暑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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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칼럼]폭염 후, 서병(暑病)

최종수정 : 2018-07-16 18:04:47
 임영권칼럼 폭염 후, 서병 暑病

[임영권칼럼]폭염 후, 서병(暑病)

장마철이 끝나자 열대야와 폭염이 들이닥쳤다.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날씨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무더위는 매번 힘들고 지친다. 매년 여름이면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보고되고, 심지어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자까지 발생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더 자주,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에도 이상 증세가 찾아온다. 땀, 갈증, 현기증, 구토, 고열, 경련 등을 증상으로 한 온열질환 또는 더윗병이다. 더윗병은 말 그대로 무더위로 인해 우리 몸의 기(氣)가 상하는 것이며, 폭넓게 여름병, 즉 서병(暑病)이라고 한다. 서병(暑病)은 그 원인이나 비위(脾胃)나 심(心) 등이 상한 정도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 된다.

◆여름감기·냉방병 등 냉기에 의한 '중서(中暑)'

더윗병은 열(熱)로 인해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생길 수 있는 '중서(中暑)', 즉 냉방병이 있다. 여름에는 우리 몸의 피부가 활짝 열려 있는데,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선풍기 바람을 자주 쐬면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찬 기운이 들어오고 두통, 오한, 미열, 기침, 콧물 등 여름 감기, 냉방병 증상이 나타난다. 수영장이나 계곡 등에서 물놀이 후 젖은 상태로 시원한 실내에 머물렀을 때에도 이 같은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중서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에서는 찬바람을 막아주는 얇은 긴소매 옷을 입고, 찬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신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차가 5℃ 이상 나지 않도록 한다. 또래보다 호흡기가 약해 평소에도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라면 폐를 따뜻한 기운으로 보하는 한방 치료를 통해 여름 감기와 냉방병을 예방하도록 한다.

◆일사병·열사병 등 열에 의한 '중열(中熱)'

뙤약볕 아래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다가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어지러운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대개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데 한방에서 이를 '중열(中熱)'이라고 한다. 일사병, 열사병 등이 해당되는데 체내 열 발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열에 의해 원기가 상한 것이다. 일사병은 체온이 37.5℃ 이상이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체내 염분, 수분이 손실된 상태이기 때문에 축 처진다.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이온 음료나 염분이 가미된 음료수로 수분을 보충한다. 옷은 느슨하게 풀어주고 찬 수건으로 아이 몸을 닦고 마사지해준다. 아이들은 더운 줄 모르고 뛰어노는 경우가 많아 중열을 조심해야 한다. 심하면 열사병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데 열사병은 체온 40℃ 이상의 고열, 구토, 설사, 현기증 등이 나타나며 피부는 뜨겁지만 건조할 수 있다. 고온으로 체온조절중추에 이상이 생겨 더 이상 땀이 나지 않기 때문. 이 때는 재빨리 체온을 내리는 응급 처치를 하면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중열병은 무엇보다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 폭염 시간대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수시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산음료보다는 보리차나 이온 음료 등을 마신다. 또 제철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하여 수분, 무기질, 비타민 등을 보충한다. 찬 성질의 녹두, 갈증 해소에 효과가 있는 오미자, 수분 함량이 높은 오이가 몸의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입맛을 잃고 여름 타는 아이, '주하병(注夏病)'

여름철 더운 기운으로 인해 식욕을 잃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아이가 있다. 이렇게 여름 타는 아이는 자꾸 하품만 하고 밥을 잘 안 먹으며 땀을 많이 흘린다. 입맛이 없으니 찬 음식만 조금 먹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영양은 부족해져 자연스레 살이 빠지고, 기력이 저하되어 몸의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이를 한방에서는 '주하병(注夏病)'이라 한다. 주하병 증세가 있을 때에는 기와 진액을 보충해 체력 회복을 돕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 인삼, 오미자, 맥문동으로 만든 생맥산차를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신맛이 나고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는 것도 좋으나, 지나치게 과일만 섭취하면 오히려 식욕 감퇴가 심해질 수 있다. 과일을 먹는다면 식전보다 식간 또는 식후에 먹도록 한다. 기력이 없다고 실내에만 있는 것보다 햇볕이 강한 낮 시간대를 피해 야외에서 적당한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당한 신체 활동과 숙면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며 여름을 활기 있게 보낸다. 열대야로 잠 못 자는 아이라면 심열을 가라앉히는 탕약과 야제고 치료로 숙면을 돕는다.

◆으슬으슬 춥고 복통에 설사까지, '모서(冒暑)'

덥다고 차가운 음료, 아이스크림, 찬 음식만 즐겨 먹다가는 잦은 배앓이로 고생할 수 있다. '모서(冒暑)'는 비위(脾胃)가 냉해져 소화가 잘 안 되고 위장기능이 떨어지며, 갈증이 나고 복통, 설사, 심할 경우 구토까지 나타나는 서병(暑病) 중 하나다. 배가 자주 아픈 아이라면 물도 냉기가 가신 상태에서 마시도록 하고, 찬 성질, 기름진 음식보다는 따뜻하고 담백한 닭고기, 카레, 두부 등의 식단으로 원기 회복과 소화기능을 보(補)한다. 유독 비위(소화기)가 약한 아이라면 차가운 속을 달래고 배앓이를 줄이는 한방 치료를 통해 비위 기운을 강화한다.

갈수록 기가 허해지고, 수분, 전해질이 부족해 갈증과 피로까지 심해진다면 손상된 원기 회복을 돕고 진액을 보충하는 여름 보약도 도움이 된다. 또한 뜸, 침, 부항 등의 한방 치료를 병행하면 여름철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잔병치레로 면역력이 바닥나면 다가올 가을, 겨울도 그리 안심할 수는 없다. 폭염과 열대야가 더 심해지기 전, 미리 더윗병에 대비하자.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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