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106) 소통과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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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06) 소통과 불통

최종수정 : 2018-07-15 10:55:00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언제부터인가 '소통'이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에서 적잖이 사용되고 있다. 단순한 의미일수도 있겠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사람 간의 소통, 비니지스 관계의 소통, 정치인과 유권자 간의 소통 등 결국 인생의 성공여부와 인간사의 시종(始終)은 소통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면적 인식만 있을 뿐 정확한 그 뜻과 의미를 너무 가벼이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기도 하다.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을 하고 자신만을 인식시키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그것은 '강요'일 뿐이고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불통'이다.

특정 아이템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이 상대에게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랑과 특징만 얘기하는 것은 영업을 하는 신입사원들에게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당연히 판매율과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수요자 즉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보더라도 자신이 그 제품을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일 뿐이다. 상대의 컨디션을 제대로 파악해 상대로 하여금 그 제품이 왜 필요한지를 어필함으로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면 그럴싸한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계약은 성사될 것이다.

선출직에 출마하는 후보가 자신이 그 지역에 왜 필요한 일꾼인지에 대한 자신의 경쟁력과 정체성 및 분명한 설득도 없이 자신이 속한 정당과 유력정치인과의 친분 및 기획된 사진만을 내보이며 선거에 출마하니 당연히 낙선할 수밖에 없다. 정치판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입후보자들이 그렇게 선거에 임하지 않나. 이런 광경을 우리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목격하고 있다.

소통이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소통이란 말을 잘하거나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소통과 강요의 차이는 여기서 나뉘게 된다. 말주변이 없어도 내가 구태여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로 하여금 나에 대한 경계심을 해소하고 편안하고 즐겁게 나를 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우리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소통'이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지름길이다. 이 단순한 논리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소통'을 하기가 어렵다. 또한 그런 작은 의식의 전환이 아주 큰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심심찮게 나누는 몇 가지 인사말이 있다. "언제 시간되면 식사 한번 합시다", "언제 한번 연락할께요" 등의 말은 영혼이라고는 1도 없는 소리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그 언제는 과연 언제인가. 토끼 머리에 뿔날 때쯤에나 지켜질 약속 아닌가. 말에 대한 책임도 기약도 없는 그것은 말이 아니라 소리일 뿐이다. 필자는 가급적 이런 식의 멘트는 삼가려고 무던히도 노력한다. 대신에 "다음 주에 시간이 좀 괜찮은데 화요일 점심과 금요일 저녁 중 어느 때가 더 좋은가요?" 이렇게 얘기하는 편이다. 아니라면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라고 한다. 이것이 더 진솔하고 깔끔하지 않은가.

어른이 젊은이에게 자신의 인생과 훈계를 하는 것도 상대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잔소리에 불과하다. 명함까지 교환한 사이임에도 상대의 호칭을 정확히 불러주는 작은 배려조차 없는 것도 소통의 부재이다. "내가 말이 좀 많죠? 죄송합니다" 이러면서도 계속 자기 말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얘기가 "목회자들이 직업상 말이 좀 많으니 이해하세요" 이런 경우는 두 가지를 실수하는 경우다. 소통의 부재와 목회자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줄 수 있다. 모든 것이 '소통'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소통'이라는 간단하고 흔한 단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통'과 '불통'의 경계는 한 끝 차이다. 진정한 '소통'에 대한 고민과 실제적인 노력이 없는 한 우리가 가지는 인간관계와 인격은 모든 것이 허상이고 거짓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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