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잠시 멈춘 듯한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얼마나 빨리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세 번째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회담 이후엔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이후 일본 도쿄로 이동해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다. 강 장관은 도쿄에서 3국 외교장관과 회의를 마친 후엔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순방길에 합류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비핵화 추가 논의에 대해서 "잘 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답변으로 대신했다.
또 현재 북한에 머무르고 있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도 '만남을 기대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다만 조 장관이 북한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세번째 북으로 향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손에 한반도 비핵화 해결을 위한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북한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게 될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inal, fully verified)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 합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FVD'로 요약할 수 있는 이 표현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개념을 보다 명료하게 제시한 것이란 평가다.
당초 미 정부가 견지해온 북한 비핵화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또는 Denuclearization)였다.
하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선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단어가 최종 합의문에 들어갔다.
5일 북한을 방문하게 될 폼페이오 장관이 이처럼 'FFVD'라는 새로운 용어를 꺼낸 것은 비핵화 '검증'(Verifiable)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3차 방북을 앞두고 불거지는 북미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한편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타임라인(시간표)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1년 이내 시간표'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 인사들이 시간표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그런 시간표를 내놓지(provide)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