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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진성오의 심리카페] 짬뽕을 드시겠습니까? 짜장을 드시겠습니까?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시간이 점심이라면 더 좋다. 하지만 아니라고 하여도 한번 상상해보라. 당신이 점심을 먹기 위해 중국집 앞에 서 있고 이제 짬뽕을 먹을 것인지, 짜장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그럼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짬뽕인가 아니면 짜장인가? 고민할 필요 없다. 뭘 선택하던 당신은 필자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린 것이다.

지난 시간에 필자는 두 부부의 사례를 들면서 프레임이란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지난 내용을 짧게 다시 기억해보면,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 목마르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 남편이 어떤 대답을 하는지에 따라 둘간의 관계가 좋을지 혹은 더 나빠질지 '이면의 의미'를 남편이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부인 자신이 목마른 걸 알리기 위해 의도적이든, 아니면 무의식 중에 자신이 목마른 것을 남편이 목마른 것으로 돌려 표현한 것이든, 아내는 남편에게 '목이 마르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점은 목이 마르냐 그렇지 않는냐는 질문의 내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질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앞에서 독자에게 짬뽕을 먹을 것인지 짜장을 먹을 것인지 물었다. 자 무엇을 선택했는가? 뭘 선택하던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의도한 것은 당신이 중국 음식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다른 음식은 가능한 고려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는 남편이 뭐라고 하던 남편을 소위 말해서 '을'의 위치에 두도록 한 것이다. 왜냐하면 뭐라고 답하던 남편은 부인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 세상에서 질문은 대부분 권력자가 피권력자에게 하게 되어 있다.

설득이나 최면 대화 기법에서는 이렇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주제 안에서 생각이 머물게 하는 것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대화나 설득에서 사용되는 프레임은 너무 교묘해서 그것이 작동하고 있는지 당사자도 모르게 작동한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프레임을 사용하는 사람도 모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알게 모르게 이러한 프레임이라는 전제 안에서 유지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떤 여자가 한 남자에게 말한다. "날 사랑하지마…."

이 말의 문자적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레임은 무엇인가? "날 사랑해…."라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려면 사랑할 것이라는 전제가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또 다른 예로 가장 흔하게 알려진 것 중 하나가 "파란색 코끼리를 생각하지마!"이다. 당신은 파란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우선 파란색 코끼리를 생각해야만 한다. 당신이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놓치지 않으려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내용만큼이나 그 내용을 둘러쌓고 있는 틀(프레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 그러니 여러분이 부모이고, 여러분의 자녀가 가득찬 물을 들고 부엌에서 걸어 나올 때 아이로 하여금 물을 쏟게 하기 위한 프레임이 무엇인지 이제 알았을 것이다. 바로 이렇게 말하면 된다. 큰 소리로

"얘야! 물 쏟지마라!!!"

skeyz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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