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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혐오민국 길을 묻다] (上) 난민에 "배신자"…원활한 갈등 해소 머리 맞대야

예멘 피란민을 두고 각종 혐오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학계에선 안전에 대한 본능 외에 희생양을 통한 카타르시스도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픽스타



한국사회가 혐오로 얼룩지고 있다. 최근 예멘 난민 사태를 두고 인터넷은 공론장 기능보다 혐오감을 재확인하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선 자기 안정과 경쟁 추구 본능이 위협받을 경우 혐오 표현이 발현될 수 있어,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온라인은 예멘 난민을 향한 불안감과 혐오 정서로 도배되어 있다.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가 등록됐다. 청원인은 2002년 제주도가 도입한 무비자 입국 제도로 인한 치안 문제가 제자리인 상황에서 난민신청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4일 현재 청원 동참 인원은 60만명을 넘어섰다. 치안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이 청원의 댓글에는, 청원자의 의도를 벗어난 비아냥과 혐오 표현이 줄을 이었다. 댓글 중에는 "난민 찬성하는 분들 말로만 인권 외치지 말고 한명씩 데리고 살으라" "우리는 북한 난민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무슬림까지는 아니다" "건장한 성인 남자만 500명인데 진짜 난민이냐. 당장 내보내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난민에 "기회주의자" 낙인

난민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는 같은달 19일 블로그를 통해 "난민들이 반드시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며,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들과 경쟁하지 않는 영역에서 자립하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역시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농·축·수산업과 요식업 등 제주도내 인력이 부족하고 국민 일자리 잠식 가능성이 적은 업종 위주로 취업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난처 블로그 댓글에는 "조국을 버린 배신자, 기회주의자들" "당신들 같은 인권팔이 덕분에 대한민국이 망해간다"는 내용이 버젓이 적혀있었다.

예멘 난민에 대한 적개심과는 달리, 외국인 범죄율은 물론 이슬람교를 가진 범죄자의 비율은 내국인에 비해 한참 낮은 편이다. 대검찰청의 '2017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6년 범죄자 202만196명 가운데 외국인은 4만3463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2015년에는 194만8966명 중 3만7928명으로 1.9%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자 종교에서 이슬람교가 차지하는 비율도 미미했다. 범죄자 종교는 2016년 불교(8.6%), 기독교(8.2%), 천주교(2.4%) 순으로, 이슬람교는 상위 5개 종교에 통계로 잡히지 않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해 '공식통계에 나타난 외국인범죄의 발생 동향 및 특성'을 내고, "2004년 이후 2015년까지 외국인 검거인원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체류 외국인의 증가율에 비해 그 변동폭이 큰 편"이라면서도 "2012년 이후 체류 외국인의 증가율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희생양 찾기 대신 갈등 해소 지혜 모아야

김진국 융합심리학연구소장은 "혐오는 상대와 나를 구분하는 일종의 무리짓기가 극단화한 경우"라며 "난민 문제의 경우, 치안 문제 등에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자기 안전에 관한 본능이 극도로 활성화 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태도를 취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자신의 삶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희생양을 찾아 경멸과 욕설을 이어가는 이유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라며 "개인적·집단적 스트레스 해소의 측면에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대사회와 달리 원로들의 중재자 역할이 무너진 오늘날은 외교, 사법제도 등 사회적 시스템에 기댈 수밖에 없다"면서 "복잡한 이해관계와 엮인 정치인의 표 계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인간 본성을 잘 이해한 바탕 위에서 이런 사회적 갈등이 원활하게 해소될 수 있게 배출구를 만드는, 즉 자연스레 물꼬를 트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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