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칼럼]만 9.7세 전, 여름에 키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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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칼럼]만 9.7세 전, 여름에 키를 키워라

최종수정 : 2018-06-29 14:45:50
 임영권칼럼 만 9.7세 전, 여름에 키를 키워라

[임영권칼럼]만 9.7세 전, 여름에 키를 키워라

잎이 무성해지고 열매가 자라는, 자연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여름이 왔다. 낮의 길이가 길고 그만큼 양기(陽氣)가 차고 넘쳐 자연 안에 속한 생명체들은 쑥쑥 자란다. 우리 아이들 역시 봄부터 다져온 성장의 기운을 여름 동안 마음껏 분출한다.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낸 아이는 겨울이 다가올 때쯤 키가 훌쩍 자라 있는 걸 알아챌 수 있다.

문제는 아이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 역시 여름 내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몇 년 전부터 찾아온 찜통더위는 흡사 열대 지방을 방불케 할 정도다. 무더위로 인한 서병(暑病, 더윗병)도 잦지만, 더위를 피하느라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하고 찬 음료나 음식물을 즐겨 먹는 바람에 여름 감기, 비염, 냉방병, 배앓이가 끊이질 않는다. 뙤약볕 아래 잠깐 뛰어놀다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을 소진하거나 입맛을 잃는 일도 많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병원균도 잘 번식하기 때문에 기저귀 발진, 물사마귀, 식중독, 장염 등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수인성 질환 등도 아이를 괴롭힌다. 특히 숙면이야말로 성장호르몬 분비에 있어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열대야는 자는 중에도 아이의 심장을 식혀주지 않는다. 이 모든 난관을 잘 이겨내는 것이 바로 여름 성장의 비결이다.

아이조아한의원과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담당 이준희 교수)가 공동 연구, 집필한 논문 에서도 성장 방해 요소를 개선함으로써 아이 키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성장 치료를 받은 환아들은 하루 2회, 각 60㎖의 한약을 복용했으며, 그 중 윤조제(潤燥劑)와 보익제(補益劑)의 처방이 가장 많았다. 비만이나 비염이 있는 환아의 경우 마황(麻黃), 연교(連翹), 형개(荊芥)와 같은 약재가 가미되었는데, 이 약재들의 사용, 즉 비염 치료가 소아 성장에 긍정적 요소로 확인되었다. 치료 연령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 9.75세 이하에서 한약 치료를 시작했을 때 성장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컬 한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61명이라는 환아 케이스를 활용한 이 논문에서 한약 성장 치료는 2차 성징이 발현되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점, 비염 치료가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이의 여름 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첫 번째 난관은 바로 여름 비염이다. 과도한 냉방기 사용과 1년 내내 지속되는 미세먼지 탓에 요새는 비염 증상이 가라앉을 틈이 없다. 여름감기, 냉방병으로 인해 비염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아이에게 비염이 있다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인과 증상을 함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 비염을 방치한 채로 성장 치료를 하는 것은 한약을 그냥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염으로 인한 콧물, 코 막힘, 후비루 등을 해결해야 아이 수면의 질도 높아져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도움이 된다. 병원 치료와 함께 생활 속에서도 에어컨 사용 절제, 실내외 온도차는 ±5도를 유지하도록 애쓴다. 에어컨 사용 시 실내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습도 역시 40~60%를 유지한다. 무덥더라도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열대야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힘들겠지만 이 역시 극복해야 할 요소다. 한창 활동하는 낮에는 우리 몸의 엔진이 열심히 가동하지만, 밤에는 엔진을 끄고 각 신체기관은 물론 뇌까지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면 우리 몸의 엔진, 즉 심장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여전히 가열된 채로 남아 있게 된다. 낮에 쌓인 열기를 풀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고 잠을 못자 짜증이 날 정도라면 한약으로 심열(心熱)을 진정 시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반면 온가족이 더위를 피해 심야 외출, 야간 쇼핑을 하는 건 오히려 신체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배달 음식이나 야식 먹는 습관도 소아 비만을 불러와 성장을 방해하므로 주의한다.

한 여름에는 무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고 입맛까지 잃는 등 '여름 타는' 아이들도 꽤 있다. 여름나기를 유독 힘들어하는 아이는 '성장할 에너지'까지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에 체온, 영양, 수면 등 총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땀을 많이 흘리면 기력이 소진될 수 있으므로 속열을 풀어주면서 속 갈증을 해소해주는 음식, 더불어 비위를 따뜻하게 보하는 영양식을 준다. 차가운 음료 대신 냉기가 가신 제철과일이나 인삼, 오미자, 맥문동으로 만든 생맥산차 같은 한방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 따뜻한 성질의 음식(콩, 부추, 강황, 소고기, 닭고기, 단호박, 호두 등)은 차가워진 속을 보하고,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한다. 만약 기력이 바닥 나 입맛을 잃고 여름 감기에 시달리며 밤잠까지 설친다면 아이 체질과 건강한 상태에 맞는 여름 보약을 고민해본다. 보약으로 뭉친 속열을 풀고 진액을 보충해 기력을 보강한다. 그래야 다시 성장할 힘을 낸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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