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천민자본주의와 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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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천민자본주의와 허업(?)

최종수정 : 2018-06-28 16:37:13
신세철 칼럼리스트
▲ 신세철 칼럼리스트

예나 지금이나,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기본원리는 개인과 사회가 더불어 발전하는 동기양립이다. 가계와 기업이 제각기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동시에 국민경제의 성장과 발전이 각 개인에게 후생과 편익을 증진시키고 기회를 제공하는 체계가 동기양립이다.

이 같은 동기양립의 중요성을 논어에서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가난하고 벼슬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부자가 되고 높이 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論語, 泰白第八)" 라고 설파하였다.

예컨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 윈도우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여 사회공헌에 크게 기여하면서 개발자는 커다란 부를 획득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편익을 제공한 개발자가 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수용하지 못하는 미개사회에 태어났더라면 그와 같은 재능이 발휘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동기양립 시스템이 작동되는 사회에서 윈도우 시스템은 세상에 일찍 태어난 셈이다.

기회주의 관료였던 어떤 인사가 방송에 출연하여 "나는 소학교 때부터 큰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며 남다른 어린 시절을 뽐내었다. 또 변신의 변신을 거듭해온 어느 정객(?)이 소년시절 승마하는 모습을 신문에 보내 실리자 사람들이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주 조금만 생각해보자. 그 당시는 일제가 발악할 때로 대다수 한국인들은 암흑세계, 노예상태에서 목숨 부지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수많은 우리 형과 누나들이 머나먼 전쟁터나 바다 건너 탄광으로 개처럼 끌려가는 대신에 극소수가 할 수 있었던 피아노연주나 승마는 별세계(?)의 일이었다.

동기양립과 반대로 개개인의 이윤추구가 공공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비용으로 귀결되어 사익과 공익이 충돌되는 경제체제를 베버는 천민자본주로 정의하였다. 쉬운 예로, 초고금리 시대에 권력을 이용하여 은행에서 공짜나 다름없는 초저금리로 거액을 대출받고, 개발정보를 빼돌려 땅을 미리 사두는 힘센 자는 순식간에 떼부자가 되어 거대한 농장을 여기저기 사들였다. 그러나 그 부담은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하는 다른 고객과 뒤늦게 집을 사거나 공장을 지으려는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당시 관치금융, 금융억압 상황에서 벌어졌던 천민자본주의 적나나한 모습이었다. 그 인사는 "정치는 허업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노다지가 무한히 쏟아지는 엄청나게 수지맞는 비즈니스였었다. 물론 줄을 잘못 섰다가는 감방에 가거나 토해내는 경우는 있었다.

동기양립 시스템이 파괴되는 사회의 다른 일면을 보자. 일부 배불뚝이 인사들 중에는 권위의식에 빠져 "한국인들은 배만 부르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일제식민지 시대부터 내려오는 상투적인 꾸지람을 하며 혀를 찬다. 만약 제 자식들이 그리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며 그리 낮은 저임금을 받더라도 그런 말을 할까? 아마도 그자들은 세상을 뒤집으려 할 것이다.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의 임금보다 서로 싫어하는 3D 업종의 임금이 올라야만, 기술발전과 산업구조조정이 촉진되어 성장과 발전이 진행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일부 인사들은 자기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만 골라서 해야 하는 불가촉천민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껍질이 벗겨지고 보면 이러한 사이비들일수록 부정부패, 이중국적, 병역비리, 세금탈루, 논문표절 같은 지저분한 일에 얼룩지고 오염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이들이야 말로 자본주의체제를 병들게 하는 불량 '천민'이다.

천민자본주의에 물들다보니 툭하면 남에게는 "뼈를 깎는 인내를 해라"라고 훈계하면서 정작 자신은 때 낀 손톱조차 깎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이 같은 이중 잣대가 사람들 사이에 공연한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아무 쓸데없이 막연히 미워하고 질시하게 된 원인이 아닌가? 성장잠재력을 좀먹는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려면 천민자본주의 이중시각, 이중행태가 없어져야 한다.

쿠데타란 무엇인가? 나라에서 월급 주고 차까지 대주면서 나라 지키라고 총을 사주었더니 그 총부리를 조국에 겨누는 일이다. 신음하며 죽어가는 동포들 앞에서 피아노 치고 말을 탔던 일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어른이 되어서도 자랑하는 것은 이 사회의 가치관이 잘못 형성되었다는 징표일 것이다. 사람이 다른 짐승과 다른 점은 수치심과 죄의식을 느끼고 또 언젠가는 잘못을 뉘우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안타깝다는 생각은 나만이 가지는 심정일까?

[신세철의 쉬운 경제]

주요저서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불확실성시대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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