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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화장하면 '의식없는 여자?'…"탈코르셋, 강요 아닌 '매력적인 선택지' 돼야"

탈코르셋은 여성 누리꾼들이 화장품을 부수고 인증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아름다움과 자신을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다. 이에 대해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는 또 다른 코르셋'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트위터 캡처



최근 유행하는 '탈(脫)코르셋' 운동이 여성 간의 강요가 아닌, '주목받는 선택지'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정권을 바꾼 '촛불'이 강제로 진행되지 않았듯이, 페미니즘 운동 역시 선택의 여지를 남겨 흡인력과 지속성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4일 유튜버 '배리나'가 발표한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는 23일 누적 조회수 160만여회를 기록했다. 영상에서 화장을 강요하는 목소리에 둘러싸인 배리나는 화장을 했다가 지운 뒤 웃는다.

이후 일부 누리꾼이 화장을 완전히 그만두지 않는 배리나를 비난하자, 그는 "메이크업은 저에게는 억압이 아닌 취미이자 심심풀이로 하는 재미있는 놀이"라며 "꾸미지 않을 때 받는 억압의 눈초리에서 벗어나는 분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 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영상은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설정돼 있다.

탈코르셋은 여성 누리꾼들이 화장품을 부수고 인증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아름다움과 자신을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다.

하지만 운동의 취지와 달리 화장과 브레지어 착용, 치마입기를 그만두지 않는 여성들을 '흉자(흉내X지·남성의 성기에 빗댄 여성 간 비하)'로 부르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여여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여성을 '의식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극단적인 목소리가 탈코르셋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남성 비하 누리집 '워마드'에서는 '흉자를 패야 한다' '탈코르셋을 못하는 사람은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꾸밈을 존중하지 말고 흉자들을 없애야 '여남 권력'을 뒤집을 수 있다거나, 스스로 생각하기를 귀찮아 하는 여성들이 외모를 가꾼다는 논리다.

반면 화장 지우기와 중성적인 옷 입기를 강요하는 분위기 역시 또 다른 억압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여성 유튜버 '박그린'은 지난 9일 '내가 탈코르셋이 불편한 이유'에서 "남성 역시 전쟁 징집과 의무적인 군 입대, 출세를 강요받아 할 얘기가 많을 것"이라며 탈코르셋이 남녀 간의 성 대결로 치닫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그는 여성 스스로가 '억압된 피해자로서의 여성'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갔다. 학생은 대학교 진학, 졸업 후엔 대기업이나 공무원 임용 등 사회와 우리 자신이 씌우는 코르셋 역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23일 누적 조회수 23만7000여회를 기록한 영상의 반응은 '마음에 든다'가 8만5000여회, '마음에 들지 않는다'가 1만8000여회로 나타났다.

10대~20대 여초사이트인 '네이트판'에서는 21일 "친구에게 탈코르셋을 강요당하고 대판 싸웠다"는 글이 등록되기도 했다. 최근 친구 집에 놀러가 화장하던 중 화장품을 빼앗기고 의식 없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는 하소연이었다. 이 밖에도 '탈코르셋의 기준이 반드시 화장이어야 하느냐'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에선 탈코르셋 운동의 성공 여부는 '반 발짝 나아가는' 자세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코르셋이 여성 사이에 또 다른 강요로 이어질 경우, 운동의 취지가 퇴색돼 동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장영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촛불은 과격성 없이 자발적인 분위기로 이어져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탈코르셋의 경우, 같은 성별을 가졌다는 이유로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지 말고, 자신이 생활 속에서 보여주는 변화에 지인들이 관심을 갖고 자연스레 동참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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