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금융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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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금융왜곡

최종수정 : 2018-06-14 17:39:15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금융왜곡

신세철 칼럼리스트
▲ 신세철 칼럼리스트

금융시장이 거시경제 상황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하고 왜곡되면, 거품이나 역거품(reverse bubbles)이 형성되어 누군가에게는 초과이익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초과손실을 입힌다. 금융시장 왜곡은 부의 재분배 내지 경제적 불균형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국민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가로 막는다.

오늘날 한국경제 불확실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경제 양극화 현상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부작용과 후유증이 장기간 누적되어 오늘날 한국경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갈수록 심화시켰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① 인체에 비유하면 혈압과 같아서 금리는 돈의 사용가격으로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다. 만약, 금리가 생산성보다 조금 낮으면 투자가 활성화되지만 지나치게 낮을 경우 과도소비, 과잉투자를 유발하여 나라경제를 피로하게 만든다. 반대로 금리가 실물부문의 한계산성보다 높게 형성되면 저축을 유도하지만 유망기업·성장산업까지도 자금조달 애로를 겪게 되어 투자위축을 초래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과잉투자로 비롯되었던 IMF 구제금융사태가 진정되면서 한국경제는 당시의 고성장·고물가 상황을 무시하고 줄기차게 유동성을 팽창시키며 경기부양 정책을 펼쳤다.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대규모 보상금과 함께 고삐 풀린 유동성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투기를 부추겼다. 투기가 지나간 뒤에는 어김없이 비정상적 부의 재분배가 일어난다. 특별이익을 얻는 소수와 특별손실을 입는 다수가 나뉘어져 부가가치 창출과 관계없이 빈부격차가 심화되기 마련이다.

② 인체에 비유하면 체중과 같은 주가는 기업가치의 시장가격이다. 만약 주가가 기업의 (미래)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면 당해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여 투자가 활발해진다. 그러나 지나치면 주식시장 거품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다수의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치는 동시에 부실기업, 사양산업의 도태를 가로 막아 산업구조고도화를 지연시킨다. 반대로 주가가 본질가치보다 낮게 형성되면 역거품을 발생시키고 유망기업, 성장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위축시켜 경제를 침체에 빠지게 된다. 체중이란 무거워도 가벼워도 다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주가가 무조건 올라야 좋다는 맹신 나아가 미신 같은 것이 깊이 깔려 있다. 쉬운 예로, 2000년대 초반 정부는 벤처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있는 코스닥 시장의 거품을 조성하였다. 끝없이 달아오르던 코스닥시장 거품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엉뚱하게도 경제관료까지 나서서 “코스닥 시장이 저평가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하며 거품을 부추기다 수많은 투자자들을 절망에 빠트려 빈곤층으로 전락시겼다. 언젠가는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코스피지수를 5,000으로 올리겠다는 망발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자산가격의 거품이 팽창되었다가 붕괴되면, 대체로 그 이전 가격보다 더 하락하는 역거품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드러커(P. Drucker)가 우려하였듯이 신기술산업에 거품이 크게 팽창되었다가 소멸되면, 대다수 투자자들의 손실도 그만큼 커지고 실망도 커진다. 신기술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불신 받고 외면당하게 된다. 코스닥시장, 코네스시장 장기부진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시장의 무자비한 거품으로 말미암아 커다란 손실을 입은 투자자의 신뢰가 오랫동안 회복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③ 인체에 비유하면 체력과 같은 환율은 통화의 상대가격이다. 적정 환율은 국제수지 같은 대외균형뿐만 아니라 물가안정 같은 대내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으면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 현상이 일어난다. 만약, 환율이 적정수준보다 낮으면 물가는 하향 안정되지만, 경상수지는 악화되기 쉽다. 반대로 환율이 정상수준보다 높으면 대외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기업은 살찌지만 가계는 고물가에 시달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출비중에 비하여 내수비중이 낮아 산업구조가 점점 취약해져가는 하나의 원인이다.

잠깐만 생각해보자.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2018년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누적흑자가 GDP의 절반이 넘는 8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 천문학적 규모의 경상흑자를 감안할 때 원화 가치는 크게 절상되었어야 마땅하다. 대미원화환율은 그저 그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환율이 낮아서 수출이 안 된다고 한탄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엉뚱하게 ‘환율주권’을 내세우며 원화절하(환율상승)를 부추기던 관료들은, 자국통화가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하는 것이 통화주권이지 헐값으로 마구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선진국보다도 높은 물가수준, 높은 실업률과 낮은 평균임금 수준의 기현상은 소비수요부진, 계층 간 갈등 같은 만병의 근원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경제 불확실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경제양극화 현상은 금리·주가·환율이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남용되는 순간부터 잉태되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툭하면 미국 금리가 올라야 핫머니가 빠져 나갈까 두렵다며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가는 올라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편견에 사로 잡혀 있다. 기업이나 정부나 다 같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원화가치의 하락을 유도하려 했다. 금융시장이 실물부분의 성과와 미래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비추어야 미래예측이 가능해지고 실물과 금융이 균형을 이루어야 국민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주요저서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불확실성시대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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