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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농심 너구리' 인기비결 완도군 금일도 다시마 경매현장을 가다

지난 8일 완도금일수협 다시마 위판장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농심



[르포]'농심 너구리' 인기비결 완도군 금일도 다시마 경매현장을 가다

"쫄깃쫄깃~ 오동통통~" 귀에 익은 CM송의 주인공은 농심 너구리다. 올해 출시 36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의 우동라면이다.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너구리 누적매출은 1조9000억원이며, 누적판매량은 54억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너구리를 100개 이상 먹은 셈이다.

농심 최장수 브랜드인 너구리의 인기 비결은 면발과 국물이다. 특히 전남 완도군 금일도 일대에서 생산되는 '다시마'가 너구리의 국물맛을 완성하는 핵심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금일도를 찾았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약 2시간을 달려 광주송정역에 도착했고, 이어 차를 이용해 2시간을 달려 전남 완도군 당목항에 다달았다. 여기서 배를 타고 20여분 더 들어가야만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쯤 도착한 완도금일수협 다시마 위판장에서는 경매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너구리 맛의 비결 '금일도 다시마'

금일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품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는 금일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주변이 섬으로 둘러쌓여 큰 파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하다.최근 진도, 여수 주변으로 생산지가 넓어졌지만, 금일도 다시마를 제일로 취급하고 있다.

너구리에서 완도 금일도산 다시마를 빼놓을 수 없다. 깊은 해물맛을 내기 위해 넣은 다시마가 36년이 지난 지금, 너구리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오전 완도금일수협 다시마 위판장은 경매사와 중매인들로 북적거렸다. 약 200m 길이의 부둣가를 다시다가 가득 메우고 있었다. 파란 조끼를 입은 중매인들은 팔레트 위에 놓여진 다시마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다시마 경매는 5월부터 6월 사이에 진행된다. 장마가 오기 전에 경매를 마무리하는 데 다시마가 비에 젖으면 상품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경매에 참여한 한 중매인은 "좋은 다시마는 만졌을때 쫄깃하고, 두께가 적당하며, 이물이 없어야 한다"며 "색은 검정색을 띄는 것이 상품"이라고 말했다.

건조장에서 겅조 중인 다시마/농심



◆농심과 금일도의 상생

너구리는 82년 출시 두 달 만에 20억원을 상회하는 기록을 세웠다. 1983년에는 15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우동라면 트렌드를 처음 열었다. 현재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라면업계의 파워브랜드로 성장했다.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를 뒀다.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과 면으로 승부한 것이다.

너구리 판매는 곧 금일도 다시마 소비로 이어진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1개가 들어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판매량만큼 바닥에 펼친다고 가정하면 8.6㎢ 정도의 넓이가 나온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했을 때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에 달한다.

농심의 금일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군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의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700곳이다.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말에서 7월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 다시마 품질과 가격을 확인하고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 맛의 핵심인 다시마는 품질이 뛰어난 완도 금일도산 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 같은 농심의 노력이 완도 어가에 직간접적인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너구리는 금일도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과거 비닐이나 차광막만 깔고 다시마를 말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지금은 논이었던 곳이 자갈을 깔고 다시마 건조장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다시마는 금일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농심 협력업체 신상석 대표



◆36년간 이어진 협력

금일도 다시마와 농심의 관계는 36년간 지속되고 있다.

농심 연구팀이 너구리 개발하는 과정에서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곧바로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금일도 다시마로 최종 선택했다. 이후 협력업체를 운영하는 신상석 대표와 농심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신 대표는 "36년째 농심에 다시마를 납품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해외 수출도 했지만 농심에 전량 납품하기로 하면서 중단했다. 금일도 다시마가 제일이지만 그중에서도 최상품들만을 구매해 보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심으로 매년 평균 400t의 금일도 다시마를 보낸다"며 "36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1만4000여t에 달한다"고 말했다. 농심이 한 해 구매하는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다. 이는 금일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신 대표가 구매한 다시마는 경남 김해의 가공공장으로 옮겨진다. 그곳에서 최대 2m에 달하는 다시마는 줄기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거하고 세척, 건조에 들어간다. 너구리에 사용되는 다시마는 다시마 줄기 부분으로 실제 수율은 43%~45%에 불과하다. 이후 이물 및 금속 검사기 등 과정을 거친다. 이후 농심공장으로 이동해 너구리 들어간다. 금일도 다시마는 너구리 외에도 볶음너구리, 새우탕 등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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