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당신과 나의 마징가



마징가Z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인공 카부토 코지가 올라탄 호버 파일더가 날개를 접고 머리에 결합해야 전원이 켜진다. 소년은 자신을 신(神)도 악마(魔)로도 만들어 줄 마신(魔神·마징)을 타고 닥터 헬(Dr. Hell)의 기계수(機械獸) 군단에 맞선다.

유권자의 마징가를 결정하는 6·13 선거가 닷새 남았다. 광역단체장과 기초의원을 포함해 9000명이 넘는 후보가 당신의 마징가를 자처하고 있다.

마징가의 제원은 이름만큼 치명적이다. 입에서 산성 바람을 내뿜는 '러스트 허리케인'은 이미지 난타전에 쓰인다. 경기도에서는 욕설파일이, 서울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이 상대방의 부식을 노린다.

기계수의 몸을 뚫는 '로케트 펀치'도 있다. TV 토론에서 여당 후보 협공에 골몰한 야권 후보들은 정책 경쟁을 향한 유권자의 기대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대미를 장식하는 필살기는 '브레스트 파이어'다. 가슴에 달린 붉은 고열판이 달려드는 상대를 순식간에 녹인다. 날이 뜨겁던 지난 5일, 사가정역 인근 빌딩 엘리베이터는 수리로 운행을 멈췄다. 이날 8층 옥탑에서는 바른미래당 석대성 서울시의원(중랑구 제1선거구) 후보 사무실 개소식이 열렸다.

26세 최연소 후보는 "거대 여야(與野)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나는 계단을 밟는다"며 "그 덕에 우리 동네를 아래서부터 하나씩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내려가는 길에는 투표권 없는 남자와 반갑게 인사했다. 석 후보를 삼촌으로 부르는 어린이 중 한 명이다. 노회한 기성 정치인의 싸움판 한가운데에서, 미래 유권자와 젊은 정치인의 가슴이 달궈지고 있었다.

마징가z가 탑승을 기다린다. 투표용지가 호버 파일더라면, 투표함은 마징가의 머리다. 전원이 켜져도 가동률이 낮다면, 민생 곳곳에 숨은 닥터 헬과 싸우지 못한다. 불의를 방관하는 악마가 될 뿐이다.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은 56.8%였다. 이번 선거에서, 마징가는 신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