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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00) 당연한 얘기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사람이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으라' 는 이유라고 한다.

살면서 몸소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더 많은 말을 하기를 원하는 반면 상대의 얘기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을 적잖이 어려워한다. 사실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말이다.

젊은 사람들은 어르신들의 얘기를 거의 일방적으로 경청하도록 우리는 대부분 그런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다. 유교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것인데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교육도 때로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현실적이다. 모든 일에는 불변의 고유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시시각각 변해야 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상대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소통이라는 것은 상대가 얘기한 만큼 내 자신도 그만큼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 아는 사이는 그냥 익숙한 것이지 그것이 무조건 친하다고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필자는 말 많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이 많은 것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역시 필자의 경우 항상 이곳저곳 많은 연락을 받는다. 그나마 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중요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들어줄 수 있지만 바쁜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연락하는 것은 적잖은 고통이고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이다. 모든 관계에서 이 두 가지가 전제되지 않는 한 그것은 어떤 관계도 관심도 아니다. 상대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시간을 빼앗고 정서적으로까지 시험에 들 게 하는 것이 무슨 인관관계인가.

서로에게 스트레스와 공해만 될 뿐이다. 인간은 역시 정치적 동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치성을 지니고 함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법이다. 남이 유쾌한 일은 나도 유쾌한 일인 경우가 많다.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고 불행하고 답답한 경우는 대동소이하다. 인간사 '희노애락'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 않은가.

상대가 자신의 주장은 '리스닝'을 하기 원하며, 내 자신은 상대의 얘기에 '히어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극히 사실이고 상식적인 것부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논쟁과 분쟁 및 갈등과 다툼이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부인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그것은 또 본능이기 때문에 그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다만 이성으로 본능을 컨트롤 하고 사회적·정치적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본능에만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삶이 힘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이 직립보행과 불을 사용 등 이런 기본적인 것 외에도 얼마나 본능을 이성으로 통제하며 적절한 처신과 언행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모든 것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몸은 편리해질 수 있지만 그 몸을 지배하는 생각과 사고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때로는 응용되고 발전된 모든 것을 떠나 우리의 사고와 생각이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야 함을 절실히 느끼기도 한다.

몸이 편할수록 우리의 사고는 퇴보한다. 육체적 삶이 윤택해질수록 우리의 의식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곤 한다. 육체적 편리함과 정신적 성숙함 중 구태여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각자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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