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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기획]점프(Jump)! 커넥팅/자본시장 변해야 산다

최종수정 : 2018-05-30 13:50:43

올 1분기에 증권사들은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변화시킨 것도 뜻깊다. 그동안 공염불로만 외쳤던 '한국의 골드만삭스' 등장에 대한 기대도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도 변해야 한다. '규제완화'와 '신뢰'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잘 굴러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왼쪽 .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왼쪽).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 규제완화

"자본시장 규제, 독일 아우토반처럼 해야한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임기 내내 '자본시장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자율적인 규제 환경 하에 더 다양한 사업과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자본시장 발전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황 전 회장은 임기 만료를 앞 둔 지난 해 11월까지도 자본시장 규제완화를 주문했다.

그는 "독일의 구간별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에는 1차선은 추월차선이라는 원칙만이 있다"며 자본시장에도 '원칙중심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성과는 있었다. 오는 9월부터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에 한해 신용공여 한도가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단, 기업 신용공여에 한해 100%를 우선 할당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으로 자금 공급은 물론 증권사의 자본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황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역시 올해 '규제완화'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그는 취임식에서 "원칙중심으로 법률 체계를 만들고 사후에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업권을 이끌어 나가고 싶다"며 '원칙중심규제'의 필요성을 또 다시 강조했다.

그는 ▲기금형퇴직연금제도 도입 ▲중소형 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보완 ▲장외주식시장 K-OTC 역할 제고 ▲잡스(JOBS)법 도입 ▲초대형 투자은행(IB) 발행 어음 인가 등을 임기 내 과제로 꼽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정부와 금융당국 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쉽게말해 회사와 근로자를 대신해 퇴직연금을 운용할 독립적인 기금을 만들어 적극적 자산배분을 맡을 전문 대리인(수탁법인)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처럼 연금사업자가 퇴직연금 자산관리에 대해 '조언'하는 입장에서 나아가 전담업무로 삼고 보다 책임감을 요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통해 퇴직연금 기금간 수익률 경쟁을 유도할 수 있고,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도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퇴직연금이 발달한 영국·미국·호주·네덜란드 등은 일찌감치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것도 힘을 싣는 근거다.

아울러 권 회장은 한국판 '잡스법'(JOBS ACT·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잡스법은 미국이 신생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쉽게 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도입했던 신생기업 지원법으로 연 매출 10억달러 미만 기업에 대기업에 적용되는 회계 공시 기준을 면제해주는 등 규제를 대폭 간소화한 게 골자다.

초대형 IB 육성을 통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 금융위원회
▲ 초대형 IB 육성을 통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금융위원회

국내 증권업계 최대의 숙원사업인 초대형 IB 역시 당국의 단기금융업 인가 지연으로 사실상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대감에 부랴부랴 자본을 확충했던 5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는 '인가'라는 규제에 걸려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은 자기자본 200% 수준에서 발행할 수 있는 단기 어음으로 지금까지 증권사가 누리지 못했던 새로운 수익원이다. 5곳의 대형 증권사가 최대한도까지 단기 어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기업금융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은 최소 20조원이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뿐이다.

이 밖에도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규제의 사례는 많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기업공개(IPO) 5%룰 등을 포함해 인터넷전문은행도 규제에 묶여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간섭하려는 '포지티브 규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극단적인 행동들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 신뢰 구축이 과제

하지만 자본시장 규제완화를 위해 선결돼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신뢰'다.

이는 금투업계와 금융당국의 문제이기도 하고, 국민과 업계 간의 이해관계기도 하다. 당국은 업계에 최대한 간섭해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한 증권사 대표가 "제발 우리를 망하게 뒀으면 좋겠다"고 한탄할 정도다.

또 국민으로부터 금투업계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과거 동양증권의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부터 시작해 최근 삼성증권 배당사태로 증권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떨어졌다. 매수 일색의 증권사 투자 보고서도 문제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고서 중 매수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증권사가 '적극매수'가 아닌 '매수'의견을 낸 건 '매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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