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남민우 회장, 청년들에게 "기회 된다면 창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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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남민우 회장, 청년들에게 "기회 된다면 창업하라" 조언

최종수정 : 2018-05-29 17:42:28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ESC상생포럼
▲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ESC상생포럼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이 위기가 나에게 가져온 기회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은 28일 '상생포럼 혁신성장CEO과정 제1기' 강의에서 "사업을 하면서 3~4년에 한번씩 위기가 찾아왔지만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며 청년 CEO를 대상으로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나눴다.

1991년 창업해 올해로 28년째 사업 중인 남 회장은 "이게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6년 동안 대기업에서 일했으나 '직장인으로서 인생역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과감히 사표를 냈다. 그 후 중소기업에서 2년 더 일한 후 소프트웨어 수입업으로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임직원 1700여명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남회장은 "창업 당시엔 이런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생각지 못했던 위기를 겪으며 이 자리에 왔기 때문이다.

첫 위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였다. 그해 사업이 잘 됐지만 달러값 폭등으로 미국 업체에 약속된 돈을 송금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남 회장은 업체에 "지금 우리가 겪는 IMF는 천재지변과도 같다"며 6개월만 자금결제를 유예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미국 업체가 이를 수용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기회의 시작은 이 때부터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게 된 그가 새로운 세계를 접한 것이다.

당시는 미국에서 인터넷 경제가 시작되고 나스닥붐이 일어나던 시기로, 실리콘밸리에 일손이 부족한 상황을 보고 남 회장은 실리콘밸리의 업체에 "우리 회사에 엔지니어가 12명 있는데 여기서 일 좀 할 수 있느냐"는 제안을 한다. 한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사업이 어려울 것을 예상한 결단이었다.

미국 업체는 환영했고 이를 통해 회사도 살리고 6개월 지나 빚도 다 갚고 달러도 벌어오는 수확을 거뒀다.

실리콘 밸리에서 인터넷 세계의 도래를 본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라우터(네트워크 연결 장치)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했다.

위기를 극복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닫고 투자도 유치하고 사업도 확장했다.

그러나 순풍도 잠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2001년 글로벌 IT 시장 붕괴와 함께 코스닥 시장이 내려앉고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 닥친 것. 주식을 가지고 있던 동료들이 떠나갔고 분식 회계의 유혹이 있었지만 남 회장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란 선택을 했다. 이후 2~3년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국내 통신장비 1등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하지만 2004년 쌓여가는 부실과 현금이 고갈되면서 유상 증자를 하게 되고 주가가 하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는 2004년 당시를 "불과 2~3년 만에 또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때 유럽의 지멘스가 다산네트웍스의 기술을 파악하고 조인트벤처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남 회장은 오히려 지멘스에 "1억달러만 투자하면 회사를 넘겨주겠다"는 역제안을 했다. 지멘스는 제안을 받아들여 3개월 만에 다산네트웍스를 인수했고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2005년에는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남 회장은 2007년까지 3년간의 CEO 임기를 마치고 제2의 인생을 계획했다. 그 때까지는 사업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 노키아가 지멘스를 인수하며 남 회장에게 경영권 재인수를 제안했다. "겨우 빚 다 갚고 160억의 현금을 챙겨서 나온 상황이었기에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내가 여기서 도망가면 동료들 얼굴을 못 볼 것 같아서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려 480억원에 다산네트웍스를 다시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인수 후 정확히 한달 뒤에 리먼사태가 터져 매출이 반토막나는 상황이 됐다. 직원의 3분의1을 무기휴직시켰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2009년 다시 흑자를 기록했다. 이렇게 또 다시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을 깨달은 남 회장은 네트워크에서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 등 회사를 인수하며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왔다.

"기회만 된다면 창업을 하세요. 중소기업에 들어가세요. 창업을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 인생의 가장 큰 경쟁력을 그 때 배우게 될 것입니다."

남 회장은 창업을 시작했거나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다음은 수강생들과의 질의응답.

-구우정보기술 이각희 대표이사:사업을 하다 보면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는데 부모 세대들은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회장님은 그 위치에 있으시지만 앞으로도 오래 사업을 하실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현실에 불만을 느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농촌에서 태어나 농사일이 싫어서 대학에 갔고 어른들이 가르치는 것처럼만 살면 잘 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많은 청년들처럼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돈이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의 사업이 다르게 보인다. 새로운 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실패와 성공하는 것이 재밌다.

사업 말고 다른 것을 할 생각이 없다. 사업만큼 내 인생에서 재밌는 건 없는 것 같다.

-김혜지 매치메이커 대표이사: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사업을 준비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사업인가요?

▲모든 종류의 B2C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람보르기니 폰을 만들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 대해 람보르기니 판권을 가지게 됐다. 람보르기니 브랜드사업으로 화장품, 패션, 홈쇼핑제품 등 모든 B2C 영역에 관여하고 있다.

-주식회사 런인베스트 박세라 대표: 자산관리 플랫폼 솔루션 만드는 사업을 2년째 운영 중이다.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전에 회사 다닐 때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회장님의 성과를 보면 결과물이 어마어마한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

▲창업을 계획하던 당시 아내와 아이 두명의 자녀가 있었고 봉천동 산꼭대기의 2000만원짜리 집이 전재산이었다. 돈이 없어서 창업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먼 친척이 삼천만원 빌려줬다.

처음에 20평짜리 사무실에 직원 4명으로 시작했는데 한 달 지출이 500만원이었다. 6개월이면 돈이 바닥난다고 생각했고 1년 후 빚을 모두 갚을 때까지 잠을 못잤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건 스트레스 관리는 순전히 내 자신에 달렸다는 거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안전하다. 내가 가진 자원과 투자할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사업을 하면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다.

지출보다 더 수익을 내겠다는 마음 대신 수익보다 지출을 더 적게 하면 된다.

이것만 실천하면 영원히 안 망하는 사업이 될 것이지만 이게 실천하기 어렵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의 강의가 끝난 후 상생포럼 혁신성장CEO과정 제1기 수강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SC상생포럼
▲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의 강의가 끝난 후 '상생포럼 혁신성장CEO과정 제1기' 수강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SC상생포럼

하지만 이런 정신으로 버텨서 살아있으면 된다. 살아남아라! 살아남는 게 최고의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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