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기업 지배구조 개편]④구본무 회장의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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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업 지배구조 개편]④구본무 회장의 LG

최종수정 : 2018-05-03 10:56:01
 2018 기업 지배구조 개편 ④구본무 회장의 LG

70년 역사의 LG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역사다. 1947년 화장품 회사 락희화학으로 출발한 LG그룹은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을 축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1995년 구본무 회장 취임 이후 이동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 스마트폰 등 꾸준히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으면서 한국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LG는 단순히 덩치만 키운 게 아니다. 자본시장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2003년 3월 국내 최초로 순환 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인 ㈜LG를 만들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LG그룹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대기업집단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LG가도 피해갈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경영권 승계문제다. LG가는 아직 승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4세 경영을 위한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수업'에 뛰어 들었다.

◆ 경영권 승계 차분한 움직임

LG그룹의 경우 구본무 회장의 조카이자 양아들인 구광모 ㈜LG 상무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유력한 1순위다.

지난 2006년 LG 재경부문 금융팀에 입사한 구광모 상무는 2014년 말 입사 8년 만에 대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4세 경영에 뛰어들었다는 관측이 많다.

당시 구 상무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에게 LG의 보통주 190만주를 증여받아 5.83%의 지분(1024만9715주)을 확보해 3대 주주에 등극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장내 매수를 통해 추가적으로 7만주를 획득, 5.92%의 지분(1040만9715주)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구 상무의 지분은 6.24%이다.

구 상무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이양받기 위해서 구본무 회장의 보유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LG상사의 판토스 인수 당시 이 회사 지분 7.72%를 사들였다.

다른 가족들과의 분쟁 가능성은 없을까. 구 상무가 그룹 경영권 승계 1순위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LG가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구자경 명예회장, 현재의 구본무 회장까지 유교문화의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구 상무의 경영 보폭도 넓어졌다. 그는 ID(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맡은 뒤 올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국제무대 영업에 나섰다. 구 상무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ID 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월 6일(현지 시각)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사이니지(상업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18'에서 LG전자의 사이니지 신제품을 직접 거래처들에 소개했다. 구 상무가 공개 행사에 책임자로 등장한 것은 2006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한 이후 처음이다. ID사업부는 구본무 회장이 차세대 시장으로 꼽고 있는 B2B(기업 대 기업) 사업 중에서도 핵심 분야로 평가된다.

일찌감치 지주사로 전환한 덕분에 지배구조도 단순하다.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6월 말 현재 구본무 회장과 특수관계인 36명이 48.4%의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다.

LG는 LG화학(34%), LG전자(34%),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 LG생명과학(30%)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자회사들은 사업부문별로 수직계열화 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순환출자가 없는 순수지주회사의 모범 격으로, ㈜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 ZKW인수로 속도 붙은 사업 재편

지배구조나 경영권 승계보다 더 급한 불은 사업포트폴리오의 재편으로 보인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과 시장의 흐름에 맞게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합니다."(2017년 구본무 LG 회장 '글로벌 CEO 전략회의')

"글로벌 경영 환경과 경쟁 양상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절박함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구 회장의 예상이다. 그후 1년 상대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느릿했던 LG가 채찍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제조 중심 체질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LG그룹 최고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인 '글로벌 CEO전략회의'에서 이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의 근간인 제조와 R&D 부문에서 혁신을 중첨 추진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데에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 효율성과 제조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회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했다.

또한 R&D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융복합 연구, 외부 연구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성과를 철저히 사업화와 연계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R&D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천"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단기성과에 연연해 R&D 투자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수 R&D 인재는 최고경영진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확보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며 현장경영을 당부했다.

최근 헤드램프 기술력이 세계 선두권에 있는 오스트리아의 ZKW를 인수한 것은 신의 한수로 평가된다. LG 역시 그룹의 성장동력을 자동차에 두고 있는데 이번 M&A를 보면 삼성과 결이 다르다. 삼성은 자동차의 부가 기능에 필요한 기업을 인수했다면, LG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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