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에서 만찬식까지 文-金 무슨 대화 나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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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에서 만찬식까지 文-金 무슨 대화 나눴나?

최종수정 : 2018-04-30 09:13:5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회담 후 만찬까지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했다.

◆양 정상, 군사분계선 넘나들며 반가움 표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군사분계선에서 마주한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밝게 웃으며 김 위원장을 맞았다. 이어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건너왔다.

문 :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

김 :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북으로 넘어갔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MDL을 넘어 북측에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전통의장대와 함께 한 환영식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통의장대 행렬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통의장대 행렬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자유의 집으로 이동하면서 전통의장대 행렬을 함께했다.

문 : 우리 전통 의장대는 외국도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더 좋은 장면을 보여 드리겠다.

김 :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

◆남북 교류 물꼬 튼 평화의집 사전 환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9시 48분 환담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장 벽에 걸린 김중만 작가의 작품 '훈민정음'을 김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문 :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의 글씨를 작업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서로사맛디'는 우리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는 뜻이다. '사맛디'의 'ㅁ'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ㄱ'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

김 : (환하게 웃으며)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다.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CS(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

문 :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김 :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걸 봤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

문 : 청와대에서 오는데 많은 도로변에 많은 사람들이 환송해줬다.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김 :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다 평창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으로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 편하게 모실 수 있게 하겠다.

문 : 앞으로 북쪽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우리 모두가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게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동안 실천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달라져 맥이 끊긴 게 한스럽다. 김 위원장의 용단으로 끊어졌던 혈맥을 잇게 됐다.

김 : 기대가 큰 만큼 오늘 만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동안 실천하지 못했다. 짧은 거리를 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 생각했다.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 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문 : 오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할 것이다. 이전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서 실천이 잘 안 됐다. 나는 이제 1년차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 :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남과 북의 통일 속도로 삼자. 이제 자주 만나자.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

김 :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자 이 자리에 왔다. 우리 사이 문제들을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좋은 앞날이 올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문 :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의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문점, 분단 상징 아닌 평화 상징 됐다"…오전 회담 모두발언

김 : 역사적인 이 자리에 오기까지 11년이 걸렸다.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 마음가짐을 잘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게 하겠다. 수시로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과 의지를 합쳐 나아가겠다.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에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 미래를 내다보며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나가 기대에 부응하겠다.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 만찬 음식을 갖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이게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웃음)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나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감사하다.

문 :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 날씨도 화창하다. 우리 한반도에 봄이 한창이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에 쏠려 있다.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 우리 민족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첫 만남, 조금이나마 만족되길"…오전 회담 후 마무리 발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 내가 말씀드리자면 고저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니까. 우리 도로라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합니다. 제가 오늘 내려와 보니까 이제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습니다.

문 : (웃음) 그 정도는 또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죠.

김 : 오늘 여기서 다음 계획까지 다 할 필요는 없지요.

문 : 오늘 아주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김 :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한테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이야기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 겪지 않을 것"…만찬 건배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라는 북한 속담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손잡고 달려가면 평화의 길도 번영의 길도 통일의 길도 성큼성큼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제 이 강토에서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영변의 진달래는 해마다 봄이면 만발할 것이고, 남쪽 바다의 동백꽃도 걱정 없이 피어날 것입니다.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웃음)

북측에서는 건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위하여'라고 하겠습니다.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김 : 남측의 여러분, 이렇게 자리를 함께하니 감개무량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북한사람인지 누가 남한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이 모습이 진정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합니다.

불신과 대결의 북남 관계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함께 손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나가야 합니다. 오늘 내가 걸어온 판문점 분리선 구역의 비좁은 길을 온겨레가 활보하며 쉽게 오갈 수 있는 대통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여기 참가한 모든 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잔을 들 것을 제안합니다.

김 위원장은 환송행사를 마치고 오후 9시 27분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30분에 만나 오찬을 제외한 환영식, 정상회담, 소나무 식수, 판문점 선언 발표, 만찬, 환송식 등의 일정을 함께한 후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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