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7일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온 김 위원장과 함께 전통 의장대 사열을 받으면서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한 화답에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을 마치고 난뒤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간 비공개 대화내용에 대해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남측에서 김 위원장을 맞은 문 대통령은 첫 악수를 나누면서 "남측으로 넘어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북으로)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은 당초 계획에도 없던 MDL 북측에 함께 섰다. 북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했다.
오전 10시15분부터 비공개로 시작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회의)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설치셨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갔을때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발뻗고 자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새벽잠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m를 (걸어)오면서 왜 이리 멀리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워보였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놓고는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정권 중간이나 말기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 바뀌면 실천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1년차다. 김 위원장이 오늘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김(여정)부부장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회담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뤄서 우리 남북의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 오늘 첫 만남과 오늘 이야기된 게 발표되고 하면 기대하셨던 분들이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오찬은 따로한 뒤 오후에 다시 회담을 이어간다./판문점 공동취재단·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