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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은행 부정입사자는 지금쯤



특권층의 부조리를 다룬 영화 <베테랑> 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대기업 회장의 아들 조태오가 경찰서장에게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하자, 경찰서장은 흔쾌히 수락하며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아들도 이제 곧 취업할 때가 됐는데." 자리에 있던 이들이 호방한 웃음을 터뜨렸다.

채용 청탁은 이런 식으로 이뤄져 왔을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 결과 나온 의혹들을 보면 그렇다. 시금고를 유치할 수 있게 돕는 대가로(BNK), 혹은 VIP 고객(우리은행) 이거나 어느 시장 비서실장의 자녀(KEB하나)니까…. 무언가를 돕는 대가로 또는 도움을 받기 위해 서로 '윈윈(WIN-WIN)'이라고 생각하며 이뤄졌을, 실상은 사회적으로 만연한 적폐였다.

은행권의 채용비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 올 초부터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현재는 채용 청탁에 연루된 CEO(최고경영자)까지 칼끝이 옮겨갔다. 수사가 무르익는 모양새다. BNK금융지주는 채용비리 혐의가 제기된 박재경 전 사장이 구속됐고, BNK저축은행 강동주 전 대표도 구속됐다가 지난 25일 보석 석방됐다. 하나은행은 벌써 세 번째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번 수색엔 충청도 정책지원부가 포함돼 함영주 행장을 정조준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도 관련 의혹이 나온 인사팀의 팀장이 기소된 상태다.

채용비리 연루자들을 찾아내 엄벌하는 분위기에 얼핏 보면 바퀴가 잘 맞물려 굴러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실상은 바퀴의 이가 하나 빠져 있다. 관련 임직원을 비롯해 CEO는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은행은 앞 다퉈 채용 절차를 수정했다. 그러나 채용 청탁의 '주인공' 격인 부정 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한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은행은 부정 입사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이나 검찰 조사에서 의혹이 나오지 않은 기업은행, 산업은행 뿐이었다. 정작 의혹이 나온 은행들은 묵묵부답이다. 관련 내규 또는 법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만 바라보고 있다. 하반기에 은행연이 내놓은 '채용 모범 규준'에 따라 눈치껏 행동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그렇다면 부정입사자는 지끔쯤 눈치라도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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