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 박사 칼럼]'콧병 환자가 넘치는 세상'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임영권 박사 칼럼]'콧병 환자가 넘치는 세상'

최종수정 : 2018-04-26 08:58:48
임영권 한의학 박사 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이제 코 막힘, 목 칼칼함, 눈 따가움은 익숙해진지 오래다. 그런데 미세먼지로 인한 콧물, 코 막힘 같은 호흡기 증상이 심해지면 후각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어 미세먼지 노출에 더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후각장애 환자수가 2013년 2만 6083명에서 2017년 3만6603명으로 5년 새 40%가 증가했다고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비염, 축농증 같은 호흡기 질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고질적인 콧병으로 인한 후각장애 환자수도 눈에 띠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으로 들어올 때 숨을 쉬는 코와 먼저 접촉하고, 호흡기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의 입자는 10㎛(PM 10) 이하로 작아서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으며, 초미세먼지는 일반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2.5㎛, PM 2.5)로 호흡기, 기관지, 폐포(허파꽈리)까지 쉽게 침투한다. 폐포에서는 혈액을 통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루어지는데 미세먼지가 이 과정에서 혈류를 타고 흐르며 두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몸 속으로 유입된 미세먼지가 증상을 발현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코와 입(호흡기), 눈, 피부 등은 미세먼지의 자극에 즉각적이고 혹은 다소 빠른 증상을 보이게 된다. 특히 앨러지 비염 환자는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봄에는 미세먼지는 물론 꽃가루, 황사, 건조한 바람이 함께 찾아오면서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눈 가려움, 묵직한 머리(두통), 코피, 코골이 등 그야말로 온갖 콧병 증세를 겪는다. 감기, 비염, 축농증 등에 오래 시달리면 후각 세포가 손상돼 일시적인 혹은 영구적인 후각장애도 생길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증상이 심각한 건 아니었다.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 꽃가루로 인해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거나 단순히 감기로 오인하고 넘어가곤 했다. 그러다 매년 같은 상황을 반복하며 호흡기는 점점 외부 자극에 취약해지고 증상 또한 심각해졌다. 이제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같은 대표 증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코가 막히다 보니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비강 내 쌓인 농 때문에 비릿한 입 냄새도 심해진다. 잘 때에도 숨 쉬기가 불편해 수면 무호흡증(코골이)을 겪고 이는 또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불러온다. 콧물이 누렇고 끈적끈적해지면 잠자리에 누웠을 때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漏)도 나타날 수 있다. 어린 아이의 경우 비염이 만성 비염, 성인 비염, 축농증 등으로 전이되기 쉬워 성장기 내내 학습 능률과 키 성장을 방해한다.

미세먼지로 인해,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겨울에는 지나친 난방이나 한랭 차이 때문에 우리의 코는 한숨 돌릴 틈이 없어졌다. 코가 자극을 덜 받고 증상이 가라앉는 완해기가 있어야 치료를 통해 점차적으로 나아질 수 있지만, 미세먼지가 유행하고 난 이후로는 코는 언제든 증상을 폭발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얼마 전에는 미세먼지 유행 이후 잦은 콧병으로 후각장애 환자가 증가했다는 뉴스도 보도되었다. 후각 기능에 이상이 생겨 냄새를 못 맡게 되면 입맛에도 변화가 생겨 식욕부진을 넘어 섭식 장애, 영양 결핍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감각을 상실하게 되면 삶의 질 또한 떨어지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증상이 악화되기 전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사 바람과 미세먼지로부터 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호흡기 진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도라지차, 모과차, 오미자차 등은 수분 섭취와 함께 호흡기를 튼튼히 하고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고, 성인의 경우 외출할 때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차단한다. 마스크 포장지에 적힌 'KF 94'의 의미는 미세먼지를 94%를 차단한다는 의미이므로, 기능에 따라 잘 선택해 착용한다. 외출 중에는 눈이나 코를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출 후 귀가하면 깨끗하게 씻고 의복 또한 세탁한다. 집 안에서도 가스레인지 사용 조리 시, 흡연 시, 아로마 양초 연소 시 등 미세먼지가 배출된다. 창문 틈새로도 미세먼지가 유입될 수 있다. 공기청정기와 환풍기를 적절히 사용하고, 가급적 미세먼지를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콧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면 가벼운 마사지나 지압을 통해 증상을 가라앉혀 본다. 콧방울 양 옆 움푹 들어간 영향혈(迎香穴)을 집게손가락으로 30초 정도 지압하듯이 누르거나 문질러 마사지한다. 코 주위의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여 콧물, 축농증, 콧속 가려움 등의 증상 완화와 코 점막 붓기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미간의 정 중앙에 위치한 인당혈(印堂穴)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주거나 이마를 향해 쓸어 올리듯이 마사지하면 혈액 흐름이 좋아지면서 호흡을 편하게 해주고, 콧물, 코 막힘은 물론 코피가 날 때도 도움이 된다. 코 막힘이 심할 때 따뜻한 물수건을 코 위에 얹어 두어도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감기, 비염, 기관지염 등 잦은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어떻게 다스릴까. 맥문동, 길경, 행인, 박하, 대조, 오미자 등의 약재를 이용한 한약 처방과 호흡기 점막 기능을 강화하는 뜸 치료, 침 치료 등 다양한 약제로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면서, 호흡기 질환에 덜 걸리도록 면역력 향상에 주력한다. 신진대사 및 폐 기능을 북돋워 호흡기 염증을 진정시키고 콧물, 기침, 가래, 목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 외부 이물질 자극에 의한 증상을 완화한다. 증상이 한창 심해 비강 내 농으로 가득 차 있거나 코 점막이 부어 있다면 배농요법(콧물 빼기)이나 비강사혈 등을 통해 즉각적인 증상 완화도 가능하다.

미세먼지로부터 지친 코를 편하게 해야 잠도 잘 자게 되고 식사도 즐거워지면서 신체 전반의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다. 평소 미세먼지 생활수칙으로 호흡기를 건강하게 지키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경중을 떠나 즉시 치료하는 습관을 기르자. 코로 숨 쉬는 즐거움을 오래 만끽하자.


배너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