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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극/뮤지컬

[연극리뷰]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인생 선배 최불암의 위로

사진/예술의전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별은 어디에나 있고, 시커먼 진흙 속 시궁창에서도 볼 수 있다"

빠름, 성공, 경쟁을 유도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힐링창작극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중이다. 별을 볼 수 없게 되어버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연출 안경모·작가 김민정)다.

연극 '하나코', '해무' 등에서 고난을 대하는 인간의 모습을 세밀하고 진중하게 그려온 김민정 작가의 창작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우리의 삶과 맞닿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바람에 흔들리는 별과 같이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도 존재 자체로 빛을 발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주', '별'이라는 소재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엔 그 우주의 먼지에서 만들어진 우리들의 세상살이 이야기다. 일상 속에 몰래 숨어든 우주 같은 순간들로 우리들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무대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한 노인(최불암)이 거리를 헤매며 뭔가를 찾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노인을 중심으로 뜻밖의 사고로 불구가 된 남편을 돌보는 여인, 10년 전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천문학자 준호, 사기 누명을 쓰고 젊음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보험사 영업사원 진석의 세 가지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노인은 길 어디서나 마주칠 것 같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살피며 안타까워한다. 삶을 버티고 슬퍼하고 있는 인물에게 "잠시 멈춰 갈 수도 있고 쉬어 가도 돼"라는 노인의 말은 모든 사람 하나하나가 별이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

사진/예술의전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그리고 이런한 극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노인 역으로 25년 만에 무대에 오른 원로 배우 최불암이 이끌어 간다. 작품의 모태가 된 2016년 초연작 '아인슈타인의 별'(작가 김민정)을 보고난 후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연극이라면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최불암은 무대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힘든 삶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흐트러진 머리에 누더기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지만, 그의 연기 내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유가 극의 흐름을 부드럽게 한다.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이를 먹으니 대사도 금방 잊어버리고, 타이밍을 몇 초만 틀려도 문제점이 발생한다. 무대가 어두워서 등·퇴장에도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국민 아버지'최불암은 등장만으로도 큰 존재감을 보이며 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배우들의 애환까지도 선명하게 만든다.

"무엇을 하든 충족하기 힘든 시대지만, 누구나 가슴 속에 별을 품은 존재라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어요. 연극쟁이의 한 명으로서 우리나라 청년들이 연극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했으면 해요. 함께 울고, 웃고, 사랑하고 즐기다 보면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겠습니까. 예술로 삶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를 바라요"(최불암)

사진/예술의전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사실 바람이 분다고 해서 별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별이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살면서 우리는 작고 큰 바람에 몇 번이고 흔들리고, 쓰러지고, 일어선다.

큰 시련이 왔을 때 다시 넘어지지 않게 잡아줄 누군가만 있다면, 우리는 지구 위에서의 위태로운 삶을 버틸 수 있다. 그러한 일을 극에서 최불암이 하고 있고, 때문에 작품 자체가 바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로 다가온다. 비록 경쟁과 불안, 혐오와 배척이 흔들어대는 세상이지만, 우리 하나하나가 참 소중한 사람이고 필요한 존재라는 걸 작품을 통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출연 배우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극을 보는 동안에는 특별한 휴식이 되겠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무대 위로 별이 쏟아질 때는 분명 모든 관객이 위로를 받을 것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먼저 겪은 인생 선배 최불암이 전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4월 18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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