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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강성노조의 그늘⑦] "기업하기 힘들어요"…떠밀리듯 해외 공장 설립

국내 최대 종합포장재 A사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 근교 지역에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준공식에는 베트남 정부 측 인사부터 50여 개 계열사 관계자들 수백여 명이 참석했다. 규모는 4500평 규모로, 앞으로 국내외의 200여개 거래처의 다양한 연포장재와 페트 등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A사 관계자는 "공장 증설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근로시간 단축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힘이 더해져가는 노동조합의 입김에 한국이 아닌 베트남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견 자동차 부품 B사도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생산공장을 건립을 결정하고 기공식을 개최했다. 연내 베트남 하노이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면 15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점진적으로 생산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B사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회사 부담이 늘었는데, 정부가 이런 기업들을 전혀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반면,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지원을 약속해 공장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공장 건립과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유럽, 동남아 등 신시장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이해 없이 계속되는 친노동정책에 떠밀리듯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서는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됐다는 푸념이 흘러나온다.

기업의 해외진출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성한 '주요국 리쇼어링 동향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6~2015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러시로 인해 이들 기업이 해외 진출 현지에서 만들어낸 일자리는 2005년 53만3000개에서 2015년 162만5000개로 3배나 늘었다.

반면 국내로 유치된 외국투자기업들이 만들어낸 일자리는 19만9000개에서 27만1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들어온 일자리에 비해 나간 일자리 격차는 2.5배에서 6배까지 늘어난 셈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엔진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국내로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줄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러나 최근 공장 이전과 확장을 결정한 기업들의 경우 정부의 반기업·친노동 정책 탓이 크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한다.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혁신 성장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1분기가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할 정책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오로지 분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청년일자리와 직접 연계한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창업 지원책 외에 신산업 육성 혁신 성장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어디에도 미래 산업 육성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기업·친노동 정책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반면 가뜩이나 강성인 노조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됐다.

한국GM의 적자구조가 지속되고 금호타이어의 독자생존이 어려운데도 노조는 "해외 매각 반대, 체불임금 지급"을 주장하면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기업은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결국 정부가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할 기업들을 오히려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노동에 대한 수요자는 기업이다. 기업들은 상황이 호전돼야 고용을 늘린다"며 "별다른 기업경영환경의 개선이 없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거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급격하게 추진하면 고용을 줄이거나 기업의 해외이전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기업 부실은 쌓이는데 구조개혁이나 구조조정은 안 되고, 규제는 증가하고 있다"며 "고용을 늘리면서 임금도 올려줄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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