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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기사도 승객도 불만인 카카오택시 유료화, 목소리 들어보니

3일 서울 시내의 한 도로에 택시가 정차해 있다. /구서윤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이 2000~5000원의 웃돈을 내면 카카오택시를 빨리 잡을 수 있도록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이르면 지난달 말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반 소비자와 택시업계의 반발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카카오측은 유료화에 대해 "혼잡시간에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승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기사들에겐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사와 승객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어봤다.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유료화에 대해 불만과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 손님들과 유료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한테 요금을 왜 더 받는 거냐고 화내는 손님이 많아요."

2일 만난 박모(63)씨는 카카오택시 유료화와 관련해 "승객들 눈에는 택시비가 오르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염려했다. 정모(55)씨는 "유료화가 도입되면 카카오는 돈을 벌고 승객은 편리할지 몰라도 기사들은 중간에 껴서 고통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59)씨도 "지금 택시비 100원, 200원 오른다고 해도 아우성인데 손님 입장에서는 2000~5000원을 올린다고 하면 좋기만 하겠냐"고 말했다.

웃돈 개념이 결국에는 택시비 인상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카카오 택시의 유료화를 예견한 기사들도 많았다. 최모(65)씨는 "처음에 카카오택시가 무료라고 홍보해서 가입하긴 했는데 카카오가 자선업체도 아니고 이제는 돈을 받을 때도 된 것 같다"라면서도 "다만 처음에는 무료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이러니 기사나 승객은 거부반응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모(40)씨는 "처음에 무료라고 해서 많은 콜택시 업체들을 죽여 놓고, 이제 와서 돈 받는 건 말 그대로 대기업의 횡포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 약 96%의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에 가입한 상태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박모(68)씨는 "아프리카 흑인들에게 처음에는 구두 하나씩을 공짜로 줬다가 습관 되면 돈을 주고 팔아먹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승객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그걸 카카오가 웃돈을 받는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기사들이 돈이 되는 배차에만 집중할 것 같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30년간 운전을 했다는 최모(70)씨는 "평상시 홍대, 종로, 강남 등만 붐비지, 나머지 지역은 한가하다. 그런데 포인트 조금 받겠다고 먼 곳에서 손님을 태우러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모(47)씨는 혼잡 해소라는 취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사실 택시업계는 택시가 남아돌아서 걱정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정도에만 일부 지역에서 택시 잡기가 힘들지 나머지 시간에는 한가하다"고 밝혔다.

긍적적인 입장도 있었다. 15년 경력의 박모(60)씨는 "택시가 안 잡히는데 급한 상황에서 추가금을 내고 부르면 승객은 기다리지 않아서 좋고 기사는 포인트를 받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조모(24)씨는 "카카오로 5000원 얹어서 일반택시를 타느니 2000원 정도 내고 다른 콜택시를 부르거나 모범택시를 타겠다"라고 말했다. 박모(27)씨는 "돈의 여유만 된다면 편하게 이용하겠지만 유료화가 이뤄지면 추가금을 안 내는 승객에 대한 불이익도 염려된다"고 밝혔다.

김모(26)씨는 "강북구는 특히나 밤에 택시가 안 잡혀 택시 잡는데 1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5000원 내더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그런 특수한 상황에는 사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모(28)씨도 "택시가 안 잡히는 경우라면 돈을 더 내고 부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유료화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을 비롯해 택시업계와 협의 중"이라며 “기존처럼 무료 서비스는 잘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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