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봉태규 "벗고 싶던 코믹함, 악역 캐스팅의 결정적 계..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스타인터뷰]봉태규 "벗고 싶던 코믹함, 악역 캐스팅의 결정적 계기"

최종수정 : 2018-04-03 07:00:00

[스타인터뷰]봉태규 "벗고 싶던 코믹함, 악역 캐스팅의 결정적 계기"

배우 봉태규 iME KOREA 제공
▲ 배우 봉태규/iME KOREA 제공

10년 만에 '리턴'으로 브라운관 복귀

첫 악역 도전으로 악역 새 지평 열어

인생작 새로 쓰며 다양한 연기 활동 예고

'재능 낭비'. 배우 봉태규의 지난 10년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말이 아닐까. 전에 없던 새 얼굴이 놀랍고 반가울 따름이다.

봉태규는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연출 주동민)에서 철 없는 사학가 재벌 아들 김학범 역으로 분했다.

봉태규의 연기 활동은 실로 오랜만이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긴 했지만, 미니시리즈는 지난 2008년 SBS 드라마 '워킹맘' 이후 10년만이다.

종영 인터뷰를 위해 최근 서울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봉태규는 "어젯밤에 혼자 울었다"며 감회를 전했다. 그는 "새벽에 집에 돌아가니까 아내와 아이는 자고 있었다. 분장을 씻고 잘 준비를 하는데 혼자 울컥하더라"며 "꽤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했는데, 드라마 끝나고 운 건 처음이다.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봉태규의 눈물에는 그간의 고민과 아쉬움, 안도감이 뒤섞여 있었다. 또 최선을 다한 스스로를 향한 위안도 담겼다. 봉태규는 "사실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땐 좀 부담스러웠다"면서 "처음엔 학범이가 굉장히 단순하게 그려져 있었다. 악역이 단순하면 드라마 안에서 소비만 당하고 끝날 수도 있단 생각에 걱정이 컸다. 또 소비되는 역할이라면 그걸 잘할 수 있을까도 걱정했다"고 고사한 이유를 밝혔다.

봉태규의 마음을 돌린 건 감독과 제작진이었다. 봉태규는 "대본이 살짝 바뀐 뒤에 다시 한 번 읽고 감독님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했다. 별 얘긴 아니었는데 엄청난 신뢰를 주셨다. '태규 씨가 자신 있으면 하셔도 된다'고 말이다"고 회상했다.

배우 봉태규 iME KOREA 제공
▲ 배우 봉태규/iME KOREA 제공
배우 봉태규 iME KOREA 제공
▲ 배우 봉태규/iME KOREA 제공

말로, 행동으로 보여준 배우에 대한 존중이 봉태규의 브라운관 컴백을 이끌었다. 이는 그가 악역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고, 역할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낼 수 있었던 바탕이 돼 줬다.

봉태규는 "대본에 쓰여있는 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했다. 학범이는 폭력을 가할 때 절대 동요하지 않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 쉬운 건 아니었다"며 "폭력을 가할 때 자연스레 감정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다행히 감독님이 조절을 잘 해주셨다. 연기하면서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말했다.

'악벤져스'로 불리던 '리턴'의 악역 4인방 신성록, 박기웅, 윤종훈과의 호흡도 절묘했다. 봉태규와 '악벤져스'들은 촬영장에서 서로의 캐릭터를 함께 분석하고 조언하길 쉬지 않았다고. 봉태규는 "모두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 조언하고, 조언 받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면서 "서로 앞으로의 연기 행보 같은 것까지 함께 고민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제대로 연기했다. '악역'이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면서도 주춤하지 않을 수 있었기에 봉태규에게 '리턴'은 의미가 깊다.

대중 역시 봉태규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의 지난 연기 공백이 아쉽다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봉태규는 왜 연기하지 않았을까. 그는 "의도한 건 아니"라고 했다.

"한창 일할 때인 20대 후반에 영화 4작품이 연이어 좌절됐어요.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하하. 그런 데다 몸도 안 좋았고, 아버지는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자신감이 떨어졌고 자존감도 없어졌었죠."

봉태규는 "어느 순간부터 작품이 들어오지 않더라"고 했다. 자존심을 내세워 작품을 선택하다가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을 여럿 놓쳤다고. 그는 "연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를 계속 해야할까 고민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때 했던 작품이 박신혜 씨와 같이 한 KBS 단막극이에요. 그 작품이 제겐 굉장히 중요한 게, 이전과 완전히 다른 연기를 했거든요. 기존의 코믹한 캐릭터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새로운 걸 보여주기엔 준비가 안 돼 있던 때라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 작품을 보면 눈물이 나요. 제가 저를 봐도 너무 애쓰는 게 보여서 짠해요."

배우 봉태규 iME KOREA 제공
▲ 배우 봉태규/iME KOREA 제공

애쓰고, 갈팡질팡 하던 때를 지나 온 봉태규에게 '리턴'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봉태규는 "사실 이 작품도 못 할뻔 했다"면서 "작품 들어갈 때 회사에 배우들 프로필이 쌓인다더라. 감독님한테 최근에 들었는데, 높이 쌓인 서류 사이에 제 프로필만 삐딱하게 있던 게 캐스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감독님도, 촬영 감독님도 제가 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채로 대본을 주셨대요. 완전히 주연도 아닌, 조연에 가까운 역할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감독님은 저처럼 악역과는 거리가 먼, 반대 이미지의 사람이 학범이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런 우연이 겹쳐서 학범이를 연기하게 됐어요. 결국 제가 그렇게 벗고 싶었던 코믹한 이미지가 학범이를 제게 이끌어준 셈이죠."

봉태규는 '리턴'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넘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 거리낌 없이 작품을 해도 되겠단 생각이 든다. 이게 내가 '리턴'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며 더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것을 알렸다.

"학범이란 역할을 맡기까지 10년 정도 걸렸어요. 데뷔작에서 센 캐릭터를 했었으니, 이런 역할을 다시 맡은 건 17년 정도 만이죠. 이번 연기에 대해 좋은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덕분에 연기에만 충실하면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레짐작으로 미리 한계를 그어놓지 말자고 말이죠. 제 또 다른 가능성을 봐줄 연출자가 또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 정말 용기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너
daum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