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韓경제를 움직이다](上)M&A시장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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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韓경제를 움직이다](上)M&A시장 '큰 손'

최종수정 : 2018-03-26 14:47:10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사모투자펀드(PEF)는 저금리·증시활황 등 다양한 호재를 바탕으로 투자가 활발하다. 특히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사모펀드가 관여하지 않은 딜(deal)은 손에 꼽힐 정도. 일각에서 사모펀드를 M&A시장의 주역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과거 '기업 사냥꾼' 이미지에서 탈피해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사모펀드의 활약상을 살펴본다.

#. 올해 M&A시장의 관심은 자산규모만 30조원에 달하는 등 '알짜 매물'로 꼽히는 ING생명에 쏠려있다. 대주주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지난 2014년 ING그룹으로부터 회사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인수 2년 만인 2016년 한 차례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당시 매물에 관심을 보인 중국 기업들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거래를 포기하면서 실패했다. 제3자 매각이 어려워진 MBK파트너스는 이듬해 5월 ING생명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보유지분 40.85%를 시장에 팔아 1조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했다.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시장으로부터 가치가 높은 회사로 평가 받는 등 상장 후 얼마 안되어 공모가 대비 30% 가량 높은 선에서 주가가 형성됐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15%의 시가(23일 종가 기준 4만4400원)는 2조45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적어도 3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 벌써부터 시장 경쟁은 치열하다. 비(非)은행계열 수익성을 염두에 둔 신한금융·KB금융 등 쌍벽을 이루는 금융지주가 호시탐탐 인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외 잠재 매수 후보인 해외 금융사만 여럿이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인수 이후 탁월한 경영 활동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1조원 이상의 이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투자펀드(PEF)가 한국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실기업의 지분을 매입하고 구조조정 뒤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과거 외환위기 시절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기업 사냥꾼'이라는 관(官)의 경계나 의심을 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보다 효율적인 자원 배분,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가치 창출, 한계기업 회생에 도움이 되는 등 '경제 논리'를 기반으로 구조조정의 한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 투자회수액만 40% 증가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경영참가형 사모펀드는 총 383개사로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2009년 110개사에 견줘 3.5배 성장했다.

투자자 출자약정액도 62조2000억원으로 2009년 20조원 대비 3.1배 증가했다. 투자이행액은 12조8000억원에서 43조6000억원으로 3.4배 늘었다.

사모펀드 신설과 해산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증가한 사모펀드가 신설-투자-해산으로 이어지는 펀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모펀드는 지난 2015년 76개사에서 2016년 109개사로 33개사(43.6%) 증가했다. 연간 신설 펀드가 100개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산한 사모펀드는 42개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투자회수액은 8조1000억원으로 전년 5조8000억원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사모펀드 존속 기한인 5~8년이 지나면서 투자 회수 사이클이 시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효석 EY한영 파트너는 "사모펀드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유연한 조직"이라며 "투자기업의 성장을 위해 언제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시장의 위협을 기회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빠른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해 국내의 많은 일반 기업, 특히 중견·중소기업이 내부자원 외 사모펀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민간 사모펀드 주도 기업 구조조정 시행

지난해 정부는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나 채권자인 시중은행이 도맡아 오던 기업 구조조정을 사모펀드 중심의 민간 자본시장에 맡기는 신(新)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다. 당장 올 상반기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이 5000억원, 민간에서 5000억원을 투입하는 민-관 매칭 방식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도 조성한다. 그동안 채권은행 중심으로 진행돼 왔던 기업 구조조정을 민간 사모펀드도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방식은 기업 채무 중 회사채 비중이 늘어나고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생기는 등 한계가 나타났다"며 "민간 자본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기는 게 신속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금융회사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은행이 주도해 왔다. 다만 은행은 돈을 빌려준 기업과의 거래 관계나 부실채권에 대한 부담 탓에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최근 산은이 주도한 기업 구조조정으로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등은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에 정부는 사모펀드를 이용키로 했다. 사모펀드가 기업 구조조정과 중소 및 벤처기업 투자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증가와 M&A시장 확대 등으로 사모펀드의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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