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 박사 칼럼] 산후보양식, 산후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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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산후보양식, 산후보약

최종수정 : 2018-03-19 10:33:28
임영권 한의학 박사 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산후조리' 또는 '산후 관리'는 산욕기(분만 후 6주까지) 동안 산모에게 일어나는 모든 증상이나 상태에 대한 처리 및 케어를 말한다. 산욕기에는 자궁이나 질 등 생식기관의 회복을 비롯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산욕기 동안에는 적절한 산후조리를 통해 산후 트러블이나 후유증을 케어하고 비임신 상태로 회복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산후 '삼칠일'을 중요시 여겼다. '세이레'라고도 하는 삼칠일은 3번의 7일이라는 의미로, 아기 낳은 지 스무하룻날까지를 말한다. 갓난아기나 산모를 위해 대문 밖에 금줄을 치고 부정한 것이 들지 못하도록 했으며, 약쑥으로 씻기거나 흰밥과 미역국을 먹게 하고 수수경단과 백설기를 나눠 먹기도 했다. 또 산모에게는 한기(寒氣)가 들지 못하도록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 음식은 먹지 않으며, 찬물에 손발을 담그지 못하게 했다. 또 기력 회복을 위해 가물치탕, 잉어탕, 흑염소탕, 호박 달인 물 등을 산후 보양식으로 먹게 했다.

이러한 전통 산후조리 방식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면서 현실에 맞지 않게 적용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효과가 잘못 알려지거나 과장된 민간요법도 횡행한다. 옛날 민간에서는 단백질 등의 영양 섭취가 부족하고 비싼 약재로 탕약을 달여 먹을 수가 없어 아기를 낳은 후에나 한시적으로 보양식을 챙길 수 있었다. 지금은 옛날과 주거 환경과 식생활이 달라지고 의료 기술도 한참 발달했다. 자칫 잘못 구전된 상식으로 산후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

특히 산후부종을 없애겠다고 호박즙을 먹는 경우가 많는데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상식이다. 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채소 호박이 아닌, 약재로 쓰이는 광물성 호박(琥珀)이다. "성질이 평(平)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오장과 혼백을 안정시키고, 귀신과 도깨비를 물리친다. 산후에 어혈로 반진이 돋거나 아픈 것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오림을 통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예막을 없앤다"고 소개한다((안상영 외 4인, 한국한의학연구원 2009) 출처). 채소 호박을 살펴보더라도 산후부종에는 맞지 않다. 에 따르면 '습저'(몸 속에 수분이 많은 상태)에 호박을 사용하지 않는다. 호박은 일반 사람의 부기를 빼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출산으로 체내 수분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호박만을 다량으로 섭취하는 것은 권할만한 방법이 아니다. 어디 이뿐인가. 출산 후에는 너무 뜨겁거나 차고, 무거운 성질의 음식은 피하는 게 좋은데 성질이 뜨거운 흑염소탕 역시 주의해야 한다. 흑염소는 뜨거운 약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산후 허열이 있어 열이 뜨고, 답답한 산모에게 흑염소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 속이 차고 한기를 느끼는 상태라야지 권할만하다. 출산 중 회음절개, 제왕절개 수술로 인해 절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기름기가 많은 가물치탕, 잉어탕은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한의사가 진료 후 특별히 권유하지 않은 이상 보양식은 굳이 챙길 필요가 없으며, 5대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단으로 매 끼니 잘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모유수유 중이라면 식사 때 맑은 국물 요리를 더하고, 식사 사이사이 과일, 우유, 떡, 비스킷 정도의 간식을 챙긴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체력 손실이 많았던 경우, 평소 기운이 딸려 육아가 걱정되는 경우, 35세 이상 노산인 경우, 겉보기에도 산후부종이 심한 경우, 임신 전부터 생리혈이 나쁘고 불규칙했던 경우 등에는 빠른 회복과 기력 보강을 위해 산후보약을 복용해도 좋다. 물론 앞선 경우에 속하지 않아도 산후보약의 산모의 원만한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

산후보약을 통해 출산 직후 10일 정도는 어혈을 제거하고 태반찌꺼기, 오로(질 분비물) 배출을 돕는다. 이후에는 산모의 원기 보강, 산후풍을 예방하면서 자궁 수축과 기능 회복을 돕고, 빈혈이나 변비 증상 완화와 모유의 양과 질을 높여줄 수 있다. 산후 한 달 이상 지났는데 소변이나 땀으로 부종이 제거되지 않았다면 부종 완화와 체중감량을 도와 산후비만을 관리하는 한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분만 과정 중 무리하게 이완된 관절, 인대가 회복되지 않아 뼈와 자궁이 약해지고 통증으로 인한 산후풍이 나타날 수 있다. 산후풍은 손목, 발목, 허리 등 관절통증과 시리고 저린 느낌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전신 피로감과 몸이 붓고 산후우울감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산후 트러블들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고 순조로운 회복을 돕기 위해 내 몸 상태에 맞는 산후보약이 필요하다. 한의원에서는 산후보약 외에도 산모의 신체 기능 회복, 지방분해를 돕는 침 치료, 혈자리 자극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뜸 치료 등 다양한 한방 요법으로 체내 순환을 원활히 하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며, 자궁의 안정적인 기능 회복을 돕는다.

최근 산모가 산후풍 등으로 한의원에서 진료 받고 한약을 처방받을 때 국민행복카드(고운맘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시행되고 있다. 출산 트러블로 인한 진료와 처방 시 한의원 첩약(한약) 등은 국민행복카드(1인당 50만원, 다태아 90만원)로 결제가 가능하다. 또 지자체에 따라 산후보약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관내 거주하는 출산 여성이 한의원 예약 후 방문, 출생신고서를 제출하면 산후보약에서 일정액을 할인받는다. 각 지역에 따라 혜택 유무, 혜택 내용에 차이가 있으므로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및 거주지 관공서에 문의 후 사용한다.

갓 태어난 소중한 아기.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고 있다면 그중 한 번은 엄마 자신을 위해 되돌아보자.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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