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TV방송

[스타인터뷰]"진짜 엄마란 뭘까"…이보영이 '마더'로 던진 메시지

배우 이보영(오른쪽)과 허율/tvN 제공



[스타인터뷰]"진짜 엄마란 뭘까"…이보영이 '마더'로 던진 메시지

아동학대 사건 보고 출연 결심

'모성애' 강요 받는 사회 변화 필요해

우려에서 호평으로…'마더', '칸' 초청 받아

엄마가 되어 돌아온 배우 이보영. 그가 드라마 '마더'의 인터뷰 도중 눈물을 터뜨렸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묻어난 눈물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아동 학대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통곡 했어요. 원영이 사건 때는 거의 기절했을 정도였죠. 그래서 '마더'를 통해 뭔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보영은 지난 15일 호평 끝에 막을 내린 tvN 수목드라마 '마더'(극본 정서경/연출 김철규)에서 엄마에게 버림 받은 소녀 윤복(허율 분)을 위해 진짜 엄마가 되기로 한 수진 역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이보영은 '마더'의 수진과 참 닮아있었다. '진짜 엄마'가 되는 긴 여정을 거친 점이 그렇다.

이보영은 사회가 '엄마'라는 존재에 덧씌우는 굴레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배우 지성과 결혼한 뒤 2015년 딸을 낳은 그는 출산 후 자신을 옥죄어 오는 사회의 시선에 때로 울컥했다고 밝혔다.

"'왜 나한테만 모성애를 강요하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 아이를 안고 있을 때면 '대단하다'고 치켜세워주지만, 제가 안고 있을 땐 당연한 일이 되더라고요. 엄마가 되는 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아야만 하는 건데, 사회는 '모성애'애 대해 너무나 강압적이에요."

배우 이보영/tvN 제공



이보영은 처음 딸 아이를 낳았을 때 '예쁘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내 아이를 낳으면 눈에서 하트가 나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던 그는 "아이와 관계가 쌓이면서 점점 예뻐졌다"고 말했다.

이보영은 '모성애는 타고나는 것'이란 사회의 편견을 한꺼풀 벗겨내고자 했다. 모성애가 없음에 스스로를 책망하고, 죄책감을 갖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그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자 했다.

이보영 역시 그런 아픔을 지나왔다. 모유수유를 끊을 땐 아이에게 죄책감마저 느껴졌다고. 이보영은 이 모든 순간을 지나온 뒤, 진짜 엄마가 됐다. 지금은 아이가 너무 예뻐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그만의 '모성애'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사람 대 사람'이길 바라요. 아이가 내 소유물이 아니듯, 아이도 나에게 '엄마'라는 걸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마도 사람이기 때문에 힘들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남편과 자주 얘기해요. 아이를 떠먹여 주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떠먹을 수 있는 존재로 키우자고요. 아이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배우 이보영(왼쪽)과 허율/tvN 제공



그래서 '마더'는 '진짜 엄마' 이보영이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이자, 하나뿐인 딸 아이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하나의 발판과도 같다.

제작발표회 때도 눈물을 보였던 그는 "아이를 낳은 뒤 유난히 아동학대로 아이들이 죽어가는 소식이 많았다. 그때 매일 울었다. 활자화로 본 사건들이 머리 속에 영상으로 떠오르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때 '마더'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덥썩 하겠다고 했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제작발표회 때 그 마음 때문에 슬프고 겁도 났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잘못 건드릴까봐,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다른 방향으로 갈까봐 무서웠다"며 "그럼에도 '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무겁고 아픈 소재를 다룬 작품인 만큼 '마더'를 보기 어려워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우려 섞인 시선은 회를 거듭할 수록 사라졌고, 이는 곧 호평으로 뒤바뀌었다.

이보영은 "초반엔 보기 힘들어서 못 보겠다는 주변 반응도 있었다. 마음이 아파서 그렇다더라"면서 "지금은 '마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덕분이 힘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배우 이보영/tvN 제공



2015년 엄마가 된 이보영은 2018년 '마더'를 통해 다시 한 번 '엄마'가 됐다.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마더'라는 메시지를 던지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성공했다.

이렇듯 많은 생각을 담아낸 작품이었기에 '마더'의 끝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보영은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윤복이랑 둘이서 엄청 울었다.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내일도 촬영장에 나가야 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마더'는 칸으로 향한다. '마더'는 최근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 부문에 선정됐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동학대에 대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 모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길 바란다"던 그의 말처럼 '마더'의 메시지가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