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밥상머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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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밥상머리 교육

최종수정 : 2018-03-09 07:02:32

[신세철의 쉬운 경제] 밥상머리 교육

신세철 칼럼리스트
▲ 신세철 칼럼리스트

너희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가족'과 같은 뜻인 '식구(食口)'란 한 집에서 끼니를 같이 하며 사는 인생의 동반자를 일컫는다. 따로 태어난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한 식구가 된다는 것은 곧 백년가약을 의미한다. 예나 지금이나 남편에게는 아내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과거 농경사회, 단순재생산사회에서는 생산성이 낮아서 먹고 살기가 쉽지 않았다. 제 식구를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으로서 지켜야 할 큰 의무였다. 그래서인지 '밥 먹을 때는 개도 때리지 않는다.'처럼 먹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는 속담이 우리나라에는 많았다.

결식이 아니라 과식이 건강의 위험이 된 오늘날에도 먹는 일은 변함없이 소중하다. 화목한 분위기에서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의 필요조건이다. 가족이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가정의 뿌리를 굳건히 하는 핵심요소라고 생각한다. 밥상머리에서 인생을 이야기하고, 영혼을 맑게 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대화를 나누는 습관은 너희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이 함께하는 식탁에서는 대화가 절대 필요하다.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세상의 모습이나 사람 사는 이치를 깨닫게 하는 금언이나 시 구절을 찾아 식탁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인간애 넘치는 밥상머리 대화는 이다음 태어날 아이들을 바른 품성을 가진 인격체로 키우는 첩경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평소 부모의 행동거지를 저도 모르는 사이에 보고 배우기 마련이다. 식탁에 둘러앉아서 듣게 되는 부모의 대화 그리고 부모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가치관이 훗날 어린이 인격을 좌우할 것임은 너희가 더 잘 알 것이다. 식탁에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보여주는 규범과 언행은 부지불식간에 아이들 뇌리에 뿌리내려 평생 동안 자리 잡는다. 인간관계나 인격의 형성은 타고난 천성 즉 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 교육훈련 즉 환경적 요인이 더 크게 지배한다고 한다. 유교와 탈무드에는 가정교육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한지 알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점이다.

가정교육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쉬운 예를 들어보자. 여기저기 큰돈을 숨겨두고, 어쩌다가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부정축재에 골몰했던 헤비급 인사가 제가 저지른 몰염치한 행각을 죄다 부인하고 있다. 그 뻔뻔한 거짓말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는 줄을 그 자신만 모르는 것 같다. 비리의 만물상처럼 보이는 그 자는 언젠가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쳤다는 거짓말(?)을 하여 기자들을 헛웃음 치게 했다고 한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하는 그 이율배반의 말장난은 바로 제 어미를 욕하는 짓이다. 그의 지저분한 이름은 아마도 거짓의 대명사가 되어 후대에 남을 것 같기도 하다.

비극인지 희극인지 모를 이런 광경은 어두웠던 성장지상주의에서 배태된 사회병리현상도 하나의 원인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일그러진 가정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악스런 부모의 탐욕으로 넘치는 대화를 밥상머리에서 들으며 자란 자식들은 자신도 모르게 시커먼 욕심만 키워가기 쉽다. 부모는 자식에게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수치심이나 죄의식도 가르쳐야 한다. 사람이 다른 짐승들과 다른 점은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죄를 두려워할 줄 안다는 점이다.

정갈한 식탁에 둘러앉아 자연에 대한 사랑, 세상살이에 대한 애정을 가지는 대화는 바로 행복의 원천이다. 그러니 서로 다른 일을 하더라도 둘이 시간을 맞춰, 기쁜 마음으로 같이 식사하는 기회를 가능한 많이 만들기 바란다. 행복한 식사가 너희 만남과 사랑을 아름답게 열매 맺게 하는 밑거름이다. 둘이서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서 맛있게 먹는 일을 주저하지 마라. 너희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 순간이 바로 귀하고 귀한 시간이다.

식구가 모여 식사하는 것이 설레지도 즐겁지도 않을 때가 혹시라도 생긴다면, 가정생활 어딘가에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로 생각하고 경계해야 한다. 사람이 살다가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도 있다. 무엇 때문에 넘어졌는지 생각해보고 치유해야 다시 넘어지지 않는다.

주요저서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불확실성시대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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