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해자 과보호하는 '명예훼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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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해자 과보호하는 '명예훼손죄'

최종수정 : 2018-03-04 11:05:55
한국여성민우회가 23일 저녁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 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 는 주제로 자유발언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 모습. 연합
▲ 한국여성민우회가 23일 저녁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제로 자유발언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 모습. /연합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누구를 위한 법인가.

문화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사회 곳곳으로 퍼진 가운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대방의 행위가 허위가 아닌 사실이더라도 명예훼손이 성립돼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피해자가 피의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형법 제307조 1항은 허위 사실뿐 아니라 사실을 알린 경우에도 최대 2년 징역이나 500만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다. 폭로가 사실이어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처벌 대상이다.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 명백한 가해자에게 법이 유리하게 적용되고, 피해자를 오히려 피의자로 둔갑시키니 이쯤되면 '피해자를 협박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즉 명예훼손죄 때문에 피해자는 더더욱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에 명예훼손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형법 제307조 사식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처벌은 당연하지만 사실이 명예훼손이 된다는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이어 'UN인권위원회에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권고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명예훼손죄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개인의 '인격' 및 '사생활'이 보호돼야 한다는 반론이다. 그렇다면 성폭력 가해자들의 명예와 은밀한 사생활까지 과보호할 필요가 있을까.

법에 의해 피해자들이 주저하고, 함구하는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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