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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미투' 빚지는 여성들

문화계 안팎이 '미 투'(#MeToo) 운동으로 들끓고 있다. 연극 연희단 거리패 이윤택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의 추악한 민낯이 공개되고 있으나, 이제 시작일뿐이다.

30년 넘게 연희단 거리패를 이끈 한국 연극계의 대부 이윤택 연출의 성추문이 촉발된 것은 지난 14일이다. 피해자는 이윤택이 '안마'를 요구하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는 '첫 번째'에 불과했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곳곳에 숨어있던 피해자들은 문화계 전반에 성범죄가 만연했음을 알리며 쌓아왔던 울분을 터뜨렸다.

배우 조재현과 조민기도 '가해자'가 됐다. 조재현은 출연 중인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하며 사과했고, 조민기는 징계와 함께 강단을 내려오게 됐다.

그러나 그 과정이 깨끗하지만은 않았다. 이윤택과 연희단 거리패의 몇몇은 사건이 알려질 것을 인지한 뒤 '악어의 눈물'을 위한 대본을 짰다. 조재현은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게 밤에 수차례 전화해 폭로한 이가 누구인지를 물었고, 조민기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이윤택의 '대본 짜맞추기'는 본인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조재현과 조민기는 어떠한가. 피해자의 폭로에 '강력한 부정'을 내놓았다는 것은 성추문에 대한 반성보다 성추문을 알린 이들에 대한 '분노'가 우선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권력으로 성을 유린한 이들은 여론의 힘을 알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권력 앞에 '꽃뱀'으로 낙인 찍혔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란 법을 들어 가해자와 가해자 구도로 교묘히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는 지금껏 수없이 있었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냐'는 말은 피해자를 더욱 숨게 만든다. 피해 사실을 말하면 '예민하다'고 평하지 않았던가. '나는 겪지 않았는데?'라는 일차원적인 사고는 지양해야 할 때다.

'미 투'의 불꽃을 살린 이들은 모든 피해 여성들을 위해 총대를 멨다. 이들의 '목소리'는 모든 여성의 목소리다. 당신의 어머니, 형제, 딸의 목소리다. 먼저 나선 이들의 짐을 덜어줄 때다. 세치혀로 농락당한 피해자들, 이제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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