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휘종의 잠시쉼표] 한국지엠 사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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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한국지엠 사태를 보며

최종수정 : 2018-02-26 17:10:57
 윤휘종의 잠시쉼표 한국지엠 사태를 보며

미국 지엠(GM)의 한국 군산공장 폐쇄 전격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엠 본사는 군산공장 폐쇄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한국지엠 노동조합 역시 회사 못지 않은 강경한 태도로 정치권까지 끌어들여 이 문제를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여야는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이번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이슈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고래 싸움의 유탄은 지역 경제가 고스란히 맞게 됐다. 한국지엠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생겼으며 그들의 가족들, 주위 상인, 지역경제까지 파탄나게 생겼다. 그 규모가 적게는 몇천명, 크게는 몇만명 이상의 규모다. 이번 문제가 특정 기업의 구조조정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근거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엠 본사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더군다나 지엠 본사는 다국적기업이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과 경영진의 '정서'가 완전히 다르다.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사업보국', 즉 사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경영 마인드가 있다.

반면, 해외 다국적기업들은 철저히 수익 위주로 간다. 지엠만 하더라도 2013년 말부터 유럽에서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해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예 공장을 폐쇄했다. 태국과 러시아에서는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 오펠 등의 계열사는 '돈이 안 된다'며 과감히 매각하기도 했다.

군산공장 폐쇄 역시 이미 이달 초 예견됐던 바다. 메리 바라 지엠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6일 애널리스트 등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지엠에 대해 '경영합리화 작업(Rationalization Action)'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외신들은 이 두 단어를 근거로 군산공장 등의 철수를 그 당시부터 예상했다. 이들에게 군산의 지역경제나 한국인들의 정서를 감안해달라는 건 씨알도 안 먹힌다.

한국지엠 노조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인 한국지엠 노조는 전반적인 사업난을 겪는 와중에도 지난해 임단협 교섭을 통해 기본금 5만원 인상, 격려금 600만원 및 성과급 450만원 지급, 고용안정, 인위적 정리해고 금지 등의 합의안을 끌어냈다.

그런데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지난해 상황을 보자. 이곳에선 연간 26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지만 지난해에는 3만4000여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올해엔 1만5000여대의 생산물량을 배정받았다. 한 달에 2~3일만 공장을 가동하면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올해들어선 70일 동안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회사 경영상황이나 글로벌 자동차 환경을 보면 한발짝 양보도 했을 법한데, 한국지엠 노조에 '양보'란 단어는 없어보인다. 오히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이번 일을 전국민적 이해관계로 엮고 있다. 중소기업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정부가 이런 회사를 살리겠다며 공공자금을 지원할 경우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외신들은 지엠 본사가 한국지엠에 빌려준 부채 가운데 22억달러(약 2조3600억원)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우리 정부에 10억달러(약 1조73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엠은 회사 속성상 '돈이 안 되면' 언제든지 짐 싸들고 철수할 회사다. 이런 회사에 근본적인 대책 없이 공공자금을 쏟아부으면 당장에야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언젠간 그 책임을 반드시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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