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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소비자

[르포] 남녀가 평등한 명절문화…설 연휴 전통시장 인기 상품은 '모듬전'

설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능곡시장 입구에 설치된 간이무대에서 주민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정연우 기자



"방금 저기서 먹은 동그랑땡 맛있었지?"

"정말? 난 해물전이 더 맛있던데?"

명절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대학생 A씨와 B씨는 자매지간이다. 평소에는 어머니와 함께 명절 때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 왔지만 이번 설부터는 만들어진 명절음식을 사먹기로 했다. 장을 보러 온 그녀들의 표정에서 고민보다는 여유가 느껴진다. 반찬을 사러 온 김에 자매끼리 시장 안에 있는 곱창 전문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집에 갈 예정이다.

설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고양시 대표 전통시장인 능곡시장. 시장입구에 설치된 간이무대에서는 공연 팀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시끌벅적하게 춤을 추고 있다. 명절 기간 점포별로 특가 할인을 실시하는 시장 안은 고기와 채소, 과일 등을 사러 온 주민들로 붐벼 점포를 옮겨 다니기 힘들 정도다. 최고 인기 상품은 '모듬전' 이다. 동그랑땡과 동태 전, 꼬치 전, 깻잎 전 등을 판매하는 점포 앞은 흥정하는 주부들로 가득하다. 모듬전 한 팩에 만 원, 시장 상인에 따르면 구매할 경우 전 몇 개를 더 얹어준다. 고양시 토당동에 거주하는 주부 C씨는 "명절 때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왔는데 이번에는 시장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사먹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식해 보니 맛도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원당시장 안에 있는 반찬가게 모습/ 정연우 기자



같은 날 고양시 성사동에 있는 원당시장. 떡볶이와 순대, 어묵 등 분식집이 많은 이곳은 입구부터 장을 보러 온 지역주민들로 인산인해다. 정육점과 어물전 앞은 능곡시장과 마찬가지로 명절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주민들로 가득하다. 특히 모듬전 400g을 8000원에 판매하는 반찬가게 앞은 여성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고양시 화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효래 씨는 "명절음식 중 전 부치는 게 제일 힘들다. 종류도 많고 조리과정도 복잡하다. 가족이 많으면 또 그에 맞춰 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함께 장을 보러 온 부부들도 눈에 띈다. 재료를 고르는 아내 대신 아기를 안고 있던 D씨는 "오늘은 음식장만을 돕기 위해 나왔다. 명절음식 준비를 아내한테만 전담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설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손님들로 가득한 원당시장 / 정연우기자



한편 지난 2010년 5년 주기로 실시하는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명절 때 주로 일하는 사람들'을 묻는 질문에 '여자들(어머니·며느리·딸)'이라는 응답이 62.3%에 달했다. 이중 '며느리'라고 응답한 비율은 32.7%였다. 반면, '남녀가 같이 한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고양시 성석동에 사는 워킹맘 윤보영씨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했기 때문에 명절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명절은 가족이 모여 즐기는 자리가 돼야 한다. 남녀가 평등하게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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