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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90) 감투홀릭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대한민국에는 감투가 지나치게 많다. 각종 단체와 정당은 물론 친목회나 교우회 등 필요 이상의 직함들이 존재한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내세우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잠재적 의식이 가시적으로 표출되는 것인데 어느 때는 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누구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받는다. 필자의 경험상 어느 때는 명함에 적혀있는 상대의 직함이 너무 많아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을 어필하기에만 급급하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기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알맹이가 꽉 찬 컨텐츠는 없고, 사회로부터 무언가는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런 행태가 어찌 보면 이 시대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자가 포장을 해서라도 자신을 내세우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다. 상대를 인정할 줄은 모르고 자신을 알릴 줄만 알기 때문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필자는 최근 이년 간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운영위원 활동을 해왔다. 부모님께서 평생 교직에 계셨고, 전국의 초중고 및 대학에 교육에 관련된 강연을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교육정책과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다. 또한 지방출신으로서 소위 일류대라 불리는 SKY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했다면 대한민국의 정서상 교육을 논할 만한 최소한의 자격은 되지 않나 생각한다.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지난 이년 간 많은 것을 느꼈다. 교육정책과 선생님들의 입장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학교운영위가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의구심이 든다. 지방의회에 진출하려는 학부모들이나 사업상 이해관계를 따져 교육이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가지고 학교에 관여하려는 분들에 대해서는 적잖은 걱정과 실망스러움이 역시 적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과 마인드도 없고, 객관적으로 자신이 교육에 관여하고 교육을 논 할 최소한의 자격이 되는가는 스스로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에 집착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하는 난감함이 쉽사리 사라지질 않는다.

선출직 지자체단체장들이 다음 선거를 대비해 최대한 합법적으로 많은 위원회를 만들어 사실상 자신의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이유도 분명하고, 가정이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이든 지자체 및 정당의 흔해빠진 감투에 관심을 넘어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내용이나 본질에 대한 충성보다는 표면적이고 남에게 보여 지기 위한 허물뿐인 것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회가 과연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이로움이 있을지 적잖이 염려가 되기도 한다. 껍데기보다는 내용이 알차고 꽉 찬 실속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4차산업'이 대두되는 세상아닌가. '지식'보다는 '역량'을 앞으로는 강조해야 하고 실천해야 하는 세상이다. 이제 불필요한 감투에 집착하기보다는 내용과 진실함으로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명함이 아닌 행함으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흔한 말로 '감투가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겉멋은 그만 부리고, 각자의 실질적인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대한민국. 그것이 시너지를 일으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대한민국에서 실질적인 건강과 안녕으로 거듭나는 우리 대한민국으로의 진정한 혁신과 혁명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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