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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응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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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언론인·세태평론가

 

청춘남녀 여럿이 거리에서 껑충껑충 뛰며 손바닥으로 맞장구를 친다. 기분 좋은 하이파이브! 무슨 기쁜 소식이라도 전갈 받은 것처럼, 그 몸짓을 볼 때면 괜스레 설렌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음일까. 그 몸짓이 여느 때와는 달리 보인다. 평창의 오륜기와 그들 몸짓의 신바람 속에서 혼(魂)들이 나부낀다. 저 또랑또랑한 눈빛에서 어떤 결연한 포부를, 서로를 치켜세우는 엄지에서 희망찬 기약을, 파이팅! 소리치는 외침에서 불꽃 튀는 다짐을 본다.

그것들을 하나로 뭉뚱그리면 응원!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최고의 동력을 꼽으라면 응원만한 게 또 있을까. 사람들이 응원한다고 할 때, 그 말끝엔 힘과 열정이 배어 있다. 목청껏 노래 부르고, 뜨겁게 박수치고, 겅중겅중 어깨춤을 추며 열띤 응원을 펼치는 것이다. 경기장을 뛰어본 선수들은 잘 안다. 응원이 메아리칠 때 왜 실낱같은 희망을 걸게 하는지를, 허방 짚을 때 왜 버팀목이 되는지를, 흐느적거리는 몸을 일으켜 세워 왜 괴력을 발휘하게 하는지를 잘 안다.

응원에 대한 내 최초의 풍경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펄럭이는 만국기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운동장을 질주하는 아이들을 향해 박수치는 모습이다.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사생대회에서 이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특선상을 받았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시상대 앞에 섰다. 초등학교 전교생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삼천육백명 이상의 박수가 모인 소리는 무척 컸다. 그 박수소리는 그림 속에 표현했던 뜨거운 응원과 같았다.

그날 이후 모든 박수는 응원의 소리로 인식됐다. 박수는 힘이 되고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되었다. 사람들은 침울할 때 저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기도 한다. 마음의 박수다. 그렇게 하다보면 시들해지는 마음이 밝아지고 생기가 착 돈다. 마치 돌아가는 바퀴의 회전력에 의해 자전거 전조등에 불이 들어오듯이, 자가발전한 응원의 힘에 의해 마음의 창에도 불을 밝히는 것이다. 삶이란 더러는 혼자 일어서야 할 때가 있다. 그때야말로 응원 발전소가 필요하다.

응원은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 자연도 할 줄 안다. 한 자락의 바람이 불어오면 나무와 나무와의 하이파이브가 곳곳에서 연출된다. 멀리서 바라보면 물결치듯 파도를 탄다. 마치 응원을 펼치는 것 같다. 새벽녘 산을 오를 때 그 소리를 들으며 박수를 치곤 한다. 산은 참 정직하다. 꼭 메아리로 화답해준다. 이 겨울 앙상한 나무일지언정 두 팔을 벌려 박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응원의 메아리로 보답한다. 고마운 산이다. 소리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줄 아는 까닭이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응원의 가치는 얼마일까? 그것의 부피와 무게를 과연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상상을 초월하는 응원의 가치. 응원을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마는 경기장에 들어서면 누구나 큰 그림 하나쯤은 본다. 게임과 선수, 응원이라는 이 삼종세트가 서로 연동돼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응원은 변수. 그 변수에 따라서는 선수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그래서 게임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매번 느끼곤 한다. 응원의 힘이다.

응원은 우리네 일상의 삶 속에 담기면 환상적인 힘으로 확장된다. 거기에는 감동의 드라마가 연출된다. 그 드라마에는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희망이 그려진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훈훈하다. 그 시간이 비록 잠깐일지라도 에너지가 돌고 돌아 창출해내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서로 이해하려는 공감대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려는 성숙함이, 감싸고 도타워하려는 배려가 꽃핀다. 함께 응원하다보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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