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힘, 新통화전쟁>③환율하락과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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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힘, 新통화전쟁>③환율하락과 외국인

최종수정 : 2018-02-01 11:14:47
 달러의 힘, 新통화전쟁 ③환율하락과 외국인

"홍콩에 투자처를 둔 몇몇 외국계 핫 머니들이 한국시장을 사냥터로 삼고 있다.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외국계 IB 고위 관계자)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사랑이 놀랍다. 올해 들어서만 1조9756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쏟아 부었다. 북핵 리스크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환경과 외환시세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차익거래) 성격의 투자가 많다는분석이 있다.

특히 미국발 통화전쟁의 파장이 커진다면 금융시장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원화값이 떨어진다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발길을 돌리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을 통해 한국경제를 한단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환율과 외국인의 불편한 동거

외국인이 원화값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한달간 1조975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언제까지 한국 주식을 살까. 증권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1150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1150원을 넘어가면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구간별 순매매 규모를 보면 외국인은 1100∼1150원 구간에서 35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1150∼1200원 구간에서는 13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또 2013년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두드러진 여섯 차례 구간에선 2015년 9∼10월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최근 증시에서 가장 핫 한 이슈 중 하나가 환율이다. 원화값이 강세면 외국인 자금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도 외국인은 환율에 민감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41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달러 약세, 원화 강세)할수록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얘기다. 상관관계는 -1에서 1까지 나타나는데 0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없다.

미래에셋대우 고승희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며 사상 최고치 경신했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도 지나치면 독이다. 2001년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1050원 이하에서순매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광혁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은 환율 수준보다는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실제로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순매수 대금을 살펴보면 2008년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 1050원 미만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였지만 금융 위기 이후에는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9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89조3000억 원)보다 9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순매수 규모도 2016년 12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36조3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 단기 핫 머니 경계해야

외국인 매수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자금시장이 조금이라도 경직되면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는 등 한국이 현금자동인출기(ATM)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258억달러 이탈)는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준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대부분 만기 3년 이하의 단기채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1월 15일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5조1000억원인데 이중 3년 이하 채권 비중이 무려 9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보유채권 듀레이션도 축소 추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환율의 하락 여지가 존재하나 점차 강화될 미 연준의 긴축 기조를 고려하면 원·달러환율의 반등 리스크도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유동성을 붙잡아 둘 '풀 팩터(Pull factor·흡인요인)'도 약하다.

대내적으로는 외국인 대주주 양도세 강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는 외국인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을 매도할 때 과거 5년간 한 번이라도 5% 이상 지분을 보유했다면 매각금액의 11% 또는 매각차익의 22% 중 낮은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 양도세 규정은 그동안은 상장 주식 25% 이상 보유자에 대해 적용해왔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외국인 투자가 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조세 조약이 체결된 대부분 국가에서는 거주지 과세가 원칙"이라며 "시행령 개정은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일부 국가에 관한 것들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원화가 통화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어서다. 무역협회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선박 등 운송장비(-4.0%),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3.0%), 기계장비(-2.8%) 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화가 강세(환율 하락)를 보이면 수익이 악화하는 대표적 산업 분야다.

밖으로도 원화값에 대한 전망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가능성과 중국 리스크 등 원화약세 재료는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요인이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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