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사각지대]②기부금단체 회계-무관심에 기부금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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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사각지대]②기부금단체 회계-무관심에 기부금도 샌다

최종수정 : 2018-01-23 11:36:13

통계청의 '2017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의 기부 참여율은 26.7%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기부금 단체의 비리가 잇따르면서 기부자체에 두려움을 가지는 것을 뜻하는 '기부 포비아'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기부금단체의 회계도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기부금 12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희망씨앗' 회장과 대표는 구속기소된 상태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새희망씨앗은 지난 2014년 만들어진 후원단체로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돕는다는 미명아래 약 5만명으로부터 받은 126억원의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금액(128억원) 중 실제로 기부된 금액은 1.7% 수준인 2억원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4년 간 새희망씨앗의 부정회계를 감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불우이웃성금 40억원을 사옥마련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치인의 사학재단 비리는 단골소재다.

기부금단체가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은 회계감사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회계 공시의무를 가진 지정기부금단체는 3500여 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3만여 곳은 공시의무 조차 없다.

올해부터는 기부금단체에 대한 회계처리가 깐깐해졌다. 자산가액 5억원 이상 또는 수입금액과 출연받은 재산가액이 3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은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 외부회계감사, 결산서류 공시, 전용계좌 사용의무도 강화해 지정취소 사유가 확대됐다.

새희망씨앗이 공개한 2016년 회계정보. 한국가이드스타
▲ 새희망씨앗이 공개한 2016년 회계정보./한국가이드스타

◆ 당당한 회계 구멍에도 제재없어

한국가이드스타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자산 100억원 이상의 비영리법인 1992곳 가운데 외부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곳은 절반이 넘는 1059곳에 이른다. 의무조차 지키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외부감사 보고서의 표지만 올리거나 필수 자료를 누락한 경우도 166곳(8.3%)에 달했다. 회계 결과를 공시했다고 투명성을 담보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새희망씨앗도 2016년 기부금 회계 결과를 공공연히 공시했다. 새희망씨앗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고용자 임금으로 총 4187만5267원을 사용했다. 직원은 8명으로 1명 당 평균 월급이 43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 기부금수익을 고유 목적사업에 쓴 비중이 98.3%에 달했다. 간접운영비가 1.7% 불과했다는 뜻인데 이는 비영리단체의 간접운영비 가이드라인(15%)에 한참 못미친다. 실제 어린이재단(87.9%), 월드비전(88.29%) 등 국내 주요 기부금단체는 10% 이상을 간접비로 지출하고 있다. 새희망씨앗의 회계가 엉터리였음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 관심을 한 곳에 모아야…

새희망씨앗이 외부감사를 받았다면 아마 이같은 횡령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 하지만 이 단체는 자산 100억원 미만의 비영리 법인으로 외부감사 의무 법인이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기부금단체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황인태 중앙대 교수는 "작은 기부단체에게도 회계 감사를 요구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대신 주무부처가 체계화된 공시사이트를 만드는 등 기부단체 간 직접 비교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현재 기부자가 비영리단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은 기부금 단체 공식 홈페이지와 국세청 두 곳 뿐이다. 제3자 모니터링 기관으로는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재무 정보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국가이드스타가 유일하다. 모든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는 없다.

또 불법 공시 때 기부금단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부터 외부감사를 받지 않을 경우 가산세가 부과되지만 이는 기부금 등 수입금액과 출연재산의 0.07%를 부과하는데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면세혜택을 받는 공익단체는 매년 국세청(IRS)에 규정된 양식에 의해 단체의 재정상태와 활동상황 등을 보고해 면세지위에 합당한 활동을 했음을 증명해야 하고 연차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이를 단 한 번만 위반해도 면세자격을 박탈한다.

한국회계학회 관계자는 "비영리법인들이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그 활동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 벌어진 비리가 마치 전체적인 모습인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비영리법인의 투명성 확보는 비영리법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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