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서울] ④ 기차 대신 사람 잇는 '경춘선 숲길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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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④ 기차 대신 사람 잇는 '경춘선 숲길 공원'

최종수정 : 2018-01-22 14:01:53
지난달 22일 시민들이 경춘선 숲길에 마련된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있다. 구서윤 인턴기자
▲ 지난달 22일 시민들이 경춘선 숲길에 마련된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있다./구서윤 인턴기자

서울시내에 기차가 아닌 사람을 잇는 철길이 있다. '경춘선 숲길 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2010년 12월 열차 운행이 끝난 노원구 경춘선 폐선부지가 지난해 도심 속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우리 민족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철도시설이 78년만에 '걷기 좋은 산책로'로 되살아난 현장을 지난해 12월22일과 지난 17일 둘러보았다.

17일 오후 경춘선 숲길 구간인 월계역부터 화랑대역까지 4.5㎞를 걸으며 만난 시민들은 "잘 생겼다"고 연시 입을 모았다. '잘생겼다! 서울 20'에 선정된 이곳은 '서울시민이 뽑은 10대 뉴스' 7위에도 오르는 등 노원구민들의 대표적인 산책 경로로 자리매김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장미영(28·여)씨는 "차가 안 다녀서 아기랑 산책하기 편하다"며 웃었다. 인근 벤치에 앉은 중년 여성 3명도 "여럿이 나와 이야기하기에 그만"이라고 거들었다. 이곳의 변화 과정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삭막하고 지저분하던 철길이 공원으로 변해서 좋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17일 경춘선 숲길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구서윤 인턴기자
▲ 17일 경춘선 숲길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구서윤 인턴기자

◆3단계로 나뉘어 '개성' 살린 철길

경춘선 숲길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곳 숲길은 서울시가 2013년부터 3단계에 걸쳐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이다. 기존 철길로 단절된 지역들을 공동체 공간으로 연결하고 시민 주도로 가꿔가는 녹지프로젝트다.

시는 우선 경춘선의 옛 기찻길과 구조물을 보존해 철길의 흔적을 살렸다. 1단계 구간인 행복주택~육사삼거리 1.9㎞은 2015년 5월 조성됐다. 2단계 구간인 경춘철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구 1.2㎞는 2016년 11월 완성됐다. 마지막 3단계 구간인 육사삼거리~삼육대교차로 2.5㎞는 지난해 11월 완성됐다.

이렇게 이어진 경춘선 숲길에서는 구간별로 다른 매력을 갖췄다. 1단계 구간은 다가구 단독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마을 안길처럼 기차가 다니던 곳이었다. 서울시는 마을재생에 초점을 맞춰 주택 밀집지역의 단조롭고 소외된 공간을 활기 넘치는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17일 시민들이 경춘선 숲길을 산책하고 있다. 구서윤 인턴기자
▲ 17일 시민들이 경춘선 숲길을 산책하고 있다./구서윤 인턴기자

서울시는 현재 이곳 산책로가 마을을 대표하는 길로, 쉼터는 주민들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가 되었다고 본다. 허름한 주택들은 아기자기한 카페 등으로 변신해 지역 내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자체 도시재생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춘선 숲길에서 가장 폭이 넓은 2단계 구간은 폐선 후 주민들의 텃밭으로 이용되었다. 시는 이곳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생산정원(텃밭)으로 조성했다. 살구나무와 앵두나무 같은 유실수와 향토수종 등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볼거리와 체험 장소로 만들었다.

여전히 철로 한가운데 서 있는 무궁화호 2량도 눈에 띈다. 이곳은 관리사무소와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춘선숲길 조성 전 왼쪽 과 조성 후 모습. 서울시
▲ 경춘선숲길 조성 전(왼쪽)과 조성 후 모습./서울시

◆철로에서 레일바이크…산책 후엔 관광지로

지난달 22일 찾은 3단계 구간에서는 등록문화재 300호인 화랑대역사(폐역)와 숲속 철길의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다. 과거의 흔적 그대로 간직한 화랑대역사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하다.

기차가 사라진 철로를 레일바이크가 차지한 모습도 보였다. 박준석(55) 씨는 "아들과 산책을 나왔는데 레일바이크가 있어서 타게 됐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이런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미소지었다. 레일바이크 관리인 모연길(65) 씨는 "날이 따뜻해지면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춘선의 매력에 이끌린 시민들은 끊임 없이 몰려와 철로 옆을 걸었다. 21년째 노원구에 거주하는 박상병(80)씨는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며 "날이 따뜻할 때는 매일 나와 운동한다"며 감회에 젖었다. 최민종(77)씨 역시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운동하기 좋다"고 거들었다.

경춘선 숲길을 걸으면 인근 관광지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산책 도중 출출함을 느낄 때는 숲길공원과 연결된 공릉동 도깨비시장으로 가면 된다. '노원 9경'으로 꼽히는 태릉과 강릉으로 갈 수 있다. 다양한 목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목예원도 찾아갈 수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경춘선이 지역과 사람을 잇는 경춘선숲길로 새롭게 태어난 만큼, 내 앞마당을 가꾸는 마음으로 숲길을 관리하고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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