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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리 알려주셔야죠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못해 지탄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아이폰(iPhone) 배터리 게이트'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기술 문제만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노후화와 영하의 날씨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시적 성능저하'를 택했다. 과거에 비해 추운 날씨 때문에 꺼지는 일이 줄었으니, 애플의 방침을 기술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성능저하 원인 발표에 '최적화의 배신'을 느꼈다. 애플은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방식을 사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디자인 한다는 의미다.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두 요소가 최적의 성능과 디자인으로 통합되는 장점이 있다. 맥(Mac)과 아이팟(iPod), 아이폰의 탄생 배경이자, 애플 혁신의 DNA이기도 하다.

반면 이 같은 방식은 '우리가 모든 요소를 직접 디자인하므로, 소비자가 신경 쓸 부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자세와 맞물리게 된다. 본래 의도와 상관 없이 '소비자 기망(欺罔)'으로 비춰질 정책을 펼 위험성이 있다. 애플이 내세우는 최적화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다른 회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인텔은 최근 자사 중앙처리장치(CPU)의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인텔이 'CPU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패치를 내놨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 패치를 설치할 경우 PC가 무작위로 꺼졌다가 다시 켜진다. 보안패치 설치를 연기하라는 권고마저 나왔다.

유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아는형님' 등 일부 한국 예능에서 출연자가 춤 출 때 엉뚱한 경음악을 넣거나 모창 장면을 아예 빼는 식으로 서비스 하고 있다. 회원 약관에는 관련법에 따라 서비스한다고 적혀있지만, 국내 다른 업체는 본방송 그대로 서비스 한다. 넷플릭스 측은 시청자가 한 달에 1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도 극단적인 편집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기업의 엇나간 처신 때문에 사용자 경험이 위협받아선 안 된다. 회사는 추상적인 약관을 내세우기 전에, 소비자가 불편해할 부분을 미리 알려야 한다. 소비자는 기업이 솔직하게 인정한 단점을 압도할 장점에 마음을 열고 '동의합니다'를 누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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