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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민의 탕탕평평] (85) 대통령의 자격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필자는 과거 노무현, 이명박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의 전담통역관을 지냈다. VIP의 전담통역관을 역임하면서 국격과 외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의전이란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 여러 가능성을 대비" 해야 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싶다. 또한 "최소한의 마찰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통역은 상당히 난해한 점이 없지 않았다. 정상회담 같은 엄청난 회의에서 통역관의 한 마디는 엄청난 결과와 회의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만큼 순발력과 융통성이 요구되는 업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개 서기관급 통역관에게도 자신의 말을 담당한다는 것에 대하여 평소 많은 사명감과 자부심과 더불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는 책임감과 자존감을 제공하셨던 기억이 있다. 인간적으로는 그분의 인격과 리더쉽에 대해서는 지금도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다만 개인과의 대화와 정상 간의 대화는 그 스케일이나 내용 면에서 어느 정도 메뉴얼과 규격과 디테일이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는 명확하시는 않았던 점이 통역관의 입장에서는 어렵고 난해했던 기억이 있다.

이에 반해 MB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위적인 면이 있었다. 다만 국익에 관해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비교적 정확히 표현하는 편이어서 통역관의 입장에서는 통역을 소화하기가 비교적 순조롭고 원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오랜 세월 기업인으로서 몸에 배인 경험과 수많은 협상을 통해 터득된 노하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사실상 국가 간 정상회담의 경우 회담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내용에 대한 협의나 세부사항은 이미 페이퍼(행정서류)가 오간 사이에서 상징적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래도 두 정상 간의 회담이 시작되면 이명박 대통령처럼 어느 정도 구체적인 표현은 오가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럽고 국가 간의 협상과 협약에서는 원활한 진행과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대통령의 의전은 뉴스를 통해 국민이 접하는 것보다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어려움과 준비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의전에 의해 국가 간의 협상 내용과 결과가 좌지우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 대통령 의전의 경험이 적지 않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더욱이 국빈방문이라면 의전 중에서도 양국의 최고수준의 의전이 펼쳐진 경우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중국 경호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일이 세계 외신에 보도됐고,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식사도 따로 할 만큼 두 국가 간의 정상회담에서 있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필자는 경험상 비추어볼 때 현장에 없었어도 그 회담의 실상과 국빈방문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성격이 좋은 것인지 속이 그만큼 넓은 것인지 중국으로부터 있을 수 없는 푸대접을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수함과 서민적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듯 연일 보도를 하였다. 지금 대중 문제가 얼마나 다급하고 심각한 상황인데, 중국까지 국빈자격으로 방중하여 중국에서도 서민 행보를 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우리는 과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대략 난감하다.

이전의 정부에서는 이런 경우에 의전에 관여한 참모들은 거의가 경질감이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입장인데, 거기서 자신의 관대함과 너그러움이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외교와 의전에 있어서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서 있는 포지션에서 그에 걸 맞는 격식과 품행을 지닐 줄 알아야 한다. 일반인도 그러한데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미묘하고 복잡한 갈등관계에 있는 중국을 상대로도 강경할 때 강경하고, 화낼 때 화내지 못하고 무조건 착하기만 하다면 그것이 정말 덕 있고 너그러운 것일까.

필자는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바보들은 착하다."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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