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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신세철의 쉬운 경제] 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

신세철 칼럼리스트



[b]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b]

산업구조가 복잡지면서 금융이 금리와 통화량을 조정하여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의 조화를 이루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토지, 노동과 함께 재래식 생산요소의 하나인 자본이 부가가치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000조가 넘어가는 단기 대기성자금이 부유하는 동시에 가계부채는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하면 1,7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동시에 금융부채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변동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엇갈리게 한다.

유동성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까닭은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와 효과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이 따로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요소 가운데 기술과 정보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대규모 시설과 장비를 동원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미래사회는 아이디어나 기술만 있으면 조그만 창고에서 작은 자본을 가지고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본(資本)보다는 기술과 정보가 더 큰 몫을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업경영에서 자본의 영향력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 돈의 영향력이 달라짐에 따라 금리나 유동성으로 경기를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② 유동성을 확대시켜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 이미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돈을 많이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기술혁신으로 생산원가가 점점 낮아지는 데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유통단계가 줄어들어 중간마진이 없어지고 있다. 개방화가 진행되면서 역내·외 생산물 이동이 빨라져 일시적 공급 불균형에 따른 물가상승 현상도 줄어들었다. 독과점업자의 고가정책 횡포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물가가 오르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빈부격차 심화로 돈이 돌지 않아 소비수요기반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③ 실물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외국인포트폴리오투자(FPI) 자금이 빈번하게 유·출입되면서 금리·주가·환율이 거시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초경제여건 변화보다도 외국인들 움직임에 따라 채권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충격에 대비한다고, 시장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억누르면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은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금융약탈자들(financial predators)은 실물과 금융의 괴리를 찾아 24시간 내내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금융과 실물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980년대 초반과 같이 물가안정만을 목표로 삼는 통화관리는 경제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국민경제를 피로증후군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거의 무제한으로 돈을 풀고도 또다시 고민하는 선진경제권 중앙은행들의 모습을 보자.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앙은행 최고책임자들은 지옥문을 지키고 있다는「생각하는 사람」보다도 더 깊이 고뇌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중앙은행이 우왕좌왕하거나, 뒷짐 지고 있으면 국민경제는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해야 하지만 때로는 결단력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결단은 어느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대통령이 헛기침만 해도 시장이 동요한다. 그런데다 헛발질까지 하면 나라경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은 커지고 가계와 기업은 어리둥절하게 된다. 물가는 물가안정목표에 못 미치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지 못하는 데, 2017년 11월의 기준금리 인상이 과연 타당했는지 더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화폐가치 변동은 가계나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를 엇갈리게 한다. 경제가 복잡해지면 질수록 통화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분명한 사실은 거부가 일류호텔에서 제비집 요리를 먹을 때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나, 똑같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돈을 내야한다. 자본이 생산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변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특히 서민들에게 화폐가치 안정은 더할 수 없이 중요하다.

[b]주요저서[/b]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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