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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막내린 저금리시대]⑤원화값 강세, 수출기업 발목잡나



원화 절상의 산업별 영향(업종별 간담회 결과)자료=한국무역협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값이 오른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도 원화에는 통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의 장벽을 치고 있어서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경제연구원 등 상당수 기관들이 원화 강세 전망에 무게를 둔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격이 오르면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에는 큰 짐이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목표 3.0%(한국은행 2.9%) 달성에도 빨간불 켜졌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율이 더 떨어지면(원화 강세) 채산성이 우려된다"고 걱정한다. 원화 강세로 기대됐던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신통치 않다.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이 부진해지고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될 경우 한국 경제는 경기 확장세가 일시 둔화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원·달러 10%↓, 제조 영업이익률 1.3%↓

금리가 오르는 데도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다른 통화에 비해 안전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달러화는 금리인상 가능성보다 경제 부진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값은 일본중앙은행(BOJ)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라진 한국 경제의 체력도 한 몫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2012년 이후 67개월 연속 흑자이고, 외환보유액이 올해 10월 말 기준 3845억달러로 늘어났으며, 2014년 9월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하는 등 대외건전성 부분이 개선됐다.

환율 하락 유인인 외국인 투자도 늘고 있다. 10월 현재 외국인의 주식 보유잔고는 65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Aa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A', 피치 'AA-' 등이다. 무디스와 S&P는 상위 3번째, 피치는 4번째 등급이다.

그러나 원화값이 오르면 기업들은 앉아서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한다.

무역협회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선박 등 운송장비(-4.0%),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3.0%), 기계장비(-2.8%) 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화가 강세(환율 하락)를 보이면 수익이 악화하는 대표적 산업 분야다.

중소기업들은 아우성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최근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환차손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0곳 중 3곳은 환위험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중소·중견기업 212개사를 대상으로 원·달러 환율의 1100원 이하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74.0%가 환차손을 꼽았다. 수출 물량 감소(10.9%)와 계약 차질(10.9%)이 뒤를 이었고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1114원, 최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은 평균 1155원이라고 응답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 경제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미국의 통상 압력(한·미 FTA 재협상 등)이 환율 하락(평가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정부가 '환율'이란 좋은 카드를 썩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력한 조치에 힘입어 무역적자가 개선되자 1995년 4월 '역플라자 합의(선진 7개국 간 달러 강세 유도 협약)' 이후 미국의 외환정책은 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방향(루빈 독트린)으로 바뀐다. 달러값이 오르자 미국의 수입물가는 낮아졌고 소비가 늘었다. 미국의 경기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시장금리도 함께 오르는 등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달러에 대한 가수요를 유발해 신흥국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가 역플라자합의에서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강한 달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의 환율 정책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율하락에 따른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예전 같지 않다.

한편에선 고환율에 대한 엄살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달러를 풀어 직접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금리·재정정책 등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며 환율 변동의 완급을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기업은 그동안 누렸던 고환율 정책의 단맛을 잊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품질과 서비스, 브랜드 등 경쟁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기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키우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경제 성장률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선진국형으로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개혁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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